(출처:미디어텍)

매년 하반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퀄컴은 스냅드래곤8 세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 S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 2400을 발표했다. 구글은 픽셀 8 시리즈와 함께 텐서 G3를, 애플은 아이폰 15 시리즈에 탑재된 차세대 AP, A17 프로를 선보였다. 모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AP다.

대만 미디어텍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11월 6일(현지시간) IT 매체 엔가젯(Engadget)은 미디어텍이 주력 AP 디멘시티 9300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디멘시티 9300은 TSMC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AP다. 전작과 비교해서 큰폭의 성능 향상을 이뤘으며 인공지능(AI) 연산 능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주요 경쟁자는 퀄컴 스냅드래곤8 시리즈다.

디멘시티 9300, ‘올 빅 코어’ 구조 채택

(출처:미디어텍)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린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한곳에 모아둔 칩이기 때문이다. AP가 시스템온칩(SoC)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CPU, GPU 외에도 AP 안에는 네트워크에 필요한 모뎀, 이미지 촬영 후보정을 담당하는 ISP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부품이 들어있다.

그중 전반적인 스마트폰 연산을 담당하는 부품은 CPU다. 보통 CPU는 각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빅 리틀(Big Little)’ 구조를 채택한다. 빅 리틀 구조란 고성능 코어와 효율 코어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을 할 때는 고성능 코어가, 반대의 경우에는 고효율 코어가 작업을 담당하는 식이다.

스마트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가장 높은 사양을 지닌 고성능 코어 1개와 다수의 중간급 성능 코어, 효율 코어로 이뤄진다. 스냅드래곤8 3세대의 경우 고성능 코텍스(Cortex)-X4 1개, 최대 클럭이 다른 중간급 코텍스-A720 5개, 효율 코어 코텍스-A520 2개 구성이다. 이를 줄여서 코어가 ‘1-5-2’ 구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출처:9to5google)

디멘시티 9300은 완전히 다른 구조를 채택했다. 효율 코어가 없다. 미디어텍에 따르면 디멘시티 9300은 고성능 코어와 성능 코어로만 이뤄진 ‘올 빅 코어(All Big Core)’ 구조다. 최대 클럭 3.25GHz 고성능 코어 코텍스-X4 4개와 2.0GHz 코텍스-A720 4개 구성이다. 코어별 최대 클럭이 스냅드래곤에 비해 소폭 낮긴 하지만, 개수는 더 많다.

효율이 나쁘지 않을까

디멘시티 9300 CPU는 전부 고성능·성능 코어로 이뤄졌기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된 디멘시티 9300 벤치마크 점수를 보면, 스냅드래곤8 3세대나 애플 A17 프로에 버금간다. 단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전력 효율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텍은 자사 구조가 전력 효율이 나쁘지 않다고 주장한다.

미디어텍은 더 큰 코어가 전력을 더 많이 소모하는 건 맞지만, 작업을 더 빨리 끝마칠 수 있기에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즉 작업을 끝내는 시간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전력 소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성능이 높은 코어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디멘시티 9300 전력 효율이 경쟁 제품과 비교해 어느 정도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처:9to5google)

GPU·AI 성능도 대폭 개선

디멘시티 9300은 최신 12코어 이모탈리스(Immortalis)-G720 GPU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전작인 디멘시티 9200 대비 그래픽 처리 성능이 46%, 전력 사용량이 40% 줄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새 GPU는 하드웨어 기반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한다. 레이트레이싱이란 자연스러운 빛 효과를 구현하는 기술로, 최근 이를 지원하는 AP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미디어텍은 디멘시티 9300의 인공지능 처리 성능을 강조했다. 회사는 전작 대비 인공지능 성능이 두 배가량 향상됐고, 전력 소모량은 45% 줄어든 APU 790을 탑재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스테이블 디퓨전을 사용하면 1초 안에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인공지능 성능을 대폭 강화한 스냅드래곤8 3세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출처:미디어텍)

아쉽지만 당분간 디멘시티 9300을 탑재한 기기를 보긴 어렵다. 이를 품은 첫 기기는 중국 비보 X100 시리즈로, 예상 출시 시기는 올해 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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