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염경엽표 독한 야구’인가. 절실함이 가장 큰 무기라던 LG 염경엽 감독이 2차전 불펜 총동원에 이어 3차전에서는 고우석에게 2이닝을 맡기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 선택은 아웃카운트가 2개 올라가기도 전에 실패로 돌아왔다. 이정용의 극적인 마무리가 아니었다면 시리즈 분위기까지 내줄 뻔했다. 

LG 트윈스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3차전에서 8-7로 역전승했다. 마무리를 맡은 고우석이 패전을 안을 뻔했는데 9회초 터진 오지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경기가 뒤집어졌다. 그런데 왜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을 9회가 아닌 8회에, 이닝 중간도 아닌 시작부터 내보냈을까. 2이닝 세이브를 염두에 둔 결정이면서, 대안까지 생각한 판단이었다. 

▲ 배정대 ⓒ곽혜미 기자
▲ 배정대 ⓒ곽혜미 기자

▲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 ⓒ곽혜미 기자

고우석은 8회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카운트 0-2를 선점하고도 3연속 볼을 던지다 풀카운트에 몰렸다. 결국 7구째 직구에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상황이 되자 갑자기 무너졌다. 황재균에게 동점 2루타를 맞고, 박병호에게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박병호는 한국시리즈 첫 2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는데 3차전에서 첫 안타에 이어 결정적인 홈런까지 터트렸다. 

장성우와 이상호를 땅볼 처리했지만 이미 1이닝 3실점. 5-7로 끌려가면서 경기를 내주나 했는데 LG 야구는 공격에서도 계산을 어긋나게 했다. 9회초 공격에서 홍창기의 내야안타와 오스틴 딘의 집념이 담긴 볼넷, 그리고 오지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빼앗았다.

9회에도 마운드는 고우석이 지켰다. 그러나 이번에도 위기가 계속됐다. 고우석은 앤서니 알포드의 터무니 없는 헛스윙 덕분에 선두타자를 잡았을 뿐 김준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고 신인 정준영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1사 1, 2루에서 이정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정용은 폭투로 역전 위기에 몰렸지만 배정대를 고의4구로 거른 뒤 김상수를 투수 병살타로 처리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우석이 구원승, 이정용이 세이브를 가져갔다.  

고우석은 정규시즌에도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있다. 지난 9월 19일 KIA전에서 8회 무사에 등판해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4-3으로 앞선 무사 1루에서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고 8회를 마쳤다. 1사 1, 3루에서는 발빠른 김도영을 2루수 병살타로 잡고 2이닝 세이브를 완성했다. 

▲ 금메달 결정전을 마무리한 고우석. ⓒ 연합뉴스
▲ 금메달 결정전을 마무리한 고우석. ⓒ 연합뉴스

그러나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몸에 문제가 생겼다. 밸런스가 흔들린 가운데 아시안게임은 무사히 마쳤지만 귀국 후 담 증세가 생겨 정규시즌 투구 없이 시즌을 마쳤다. 점검 차원에서 10월 15일 시즌 최종전이라도 등판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준비 과정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지만 1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허리 근육통으로 8구 만에 투구를 중단했다. 

휴식과 회복훈련으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했고, 구단에서는 고우석의 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고우석답지 않은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7일 1차전에서 2-2로 맞선 9회초 등판해 문상철에게 대형 2루타를 맞고 결승점을 빼앗기며 패전투수가 됐다. 8일 2차전은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하루 휴식 후 나온 10일 3차전에서 다시 흔들렸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그런데 LG 벤치는 왜 고우석에게 2이닝을 맡기려 했을까. 먼저 5회 불펜 소모가 문제였다. LG는 3-1로 앞선 5회 정우영(⅓이닝 2실점 1자책점)과 함덕주(0아웃 2피안타 1실점), 백승현(⅔이닝 1피안타)을 쏟아부었는데도 3점을 내주며 3-4로 역전당했다. 4회 2사 후에 나온 김진성까지 벌써 불펜을 4명이나 쓴 상황이었다. 유영찬이 6회와 7회 2이닝을 책임졌는데도 필승조 자원이 부족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kt의 상위 타순이 돌아오기 때문에 8회를 고우석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엄청 고민했다. 고우석을 먼저 올리고 투구 수가 많으면 이정용을 내려 했다. 8회가 더 어려운 타순이었다. 고우석은 구위는 나쁘지 않았는데 제구가 좋지 않았다. 경기를 하면 할 수록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3차전은 잡았지만 4차전도 불펜 소모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투구 수 관리는 잘했다. 유영찬이 2경기 연속 2이닝을 던져서 무리가 될 수 있다. 나머지는 던지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유영찬도 1이닝 정도는 가능하다. 모든 투수가 대기하고 나갈 준비를 할 거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우석은 1차전 패전, 2차전 세이브, 3차전 승리로 단 3경기 만에 1승 1패 1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첫 3경기에서 승패와 세이브를 모두 기록한 첫 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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