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창기 ⓒ곽혜미 기자
▲ 홍창기 ⓒ곽혜미 기자

▲ 홍창기가 구단 유튜브를 통해 밝힌 한국시리즈 출사표. ⓒ 유튜브 영상 캡처
▲ 홍창기가 구단 유튜브를 통해 밝힌 한국시리즈 출사표. ⓒ 유튜브 영상 캡처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홍창기 안의 ‘야구 악마’가 눈을 떴다. “나 한 번 믿어봐”라는 자기암시 같은 글귀가 현실이 됐다.  

LG 외야수 홍창기는 주전으로 떠오른 2020년 이후 4시즌 동안 출루율 0.428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는 리그 최고의 1번타자다. 키움 이정후가 0.416으로 2위, SSG 최정이 0.394로 3위다. 리그 최고의 콘택트 능력을 가진 선수보다도, 통산 홈런 1위에 도전하는 거포보다도 출루율이 높다. 그래서 ‘악마’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데 가을 야구에서의 홍창기는 늘 고개를 숙였다. 이번 한국시리즈 전까지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37타수 3안타 타율 0.081에 그쳤다. 볼넷 6개를 더해도 출루율은 0.208에 불과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1차전부터 적극적으로 초구를 치며 가을에 약하다는 선입견을 깨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 홍창기 ⓒ곽혜미 기자

구단 유튜브 영상에 적어넣은 “나 한 번 믿어봐”라는 메시지가 무색해질 무렵, 홍창기 안의 야구 악마가 다시 눈을 떴다. 홍창기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회와 3회 연속 안타를 날렸다. 3회 안타는 오스틴 딘의 선제 3점포로 이어졌다. 9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내야안타를 치면서 마지막 불꽃을 살렸다. 홍창기가 3안타 1볼넷을 기록한 가운데 LG는 3차전을 8-7 ‘재재재재역전승’으로 장식했다. 

4차전에서도 홍창기의 방망이는 신나게 돌았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2-0으로 앞선 5회에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LG 벤치는 홍창기의 감을 믿고 무사 1루에서 신민재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홍창기가 해결사로 나섰다. 홍창기는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에 안타를 기록하며 ‘8타자 연속 안타’ 진기록에 앞장섰다. 

9타석 1출루에 그치고 있던 홍창기는 3차전과 4차전을 더해 한국시리즈 타율 0.294, 출루율 0.400을 기록하고 있다. 홍창기가 침묵한 2경기는 합계 7득점, 폭발적으로 출루하고 있는 2경기는 합계 23득점이 나왔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 홍창기 ⓒ곽혜미 기자

3차전에서 홍창기의 첫 안타가 나오자 LG 선수들은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홍창기 역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그는 12일 4차전이 끝난 뒤 “(3차전)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한국시리즈)초반에는 초구 2구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가면서 참을 공은 참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초구를 많이 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안타 기간에도 감은 나쁘지 않았다고. 홍창기는 “감은 나쁘지 않았는데 심리적으로 생각이 많았고,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 홍창기 ⓒ 신원철 기자
▲ 홍창기 ⓒ 신원철 기자

‘나 한 번 믿어봐’ 메시지에 대해 묻자 홍창기는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얼굴로 “그렇게 썼었는데 좋은 경기력을 못 보여드려서, 믿어보라고 해놓고 너무 못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도 어제부터 조금씩(홍창기는 하루에 3번 이상 이틀 동안 7번 출루했다) 출루를 조금 하면서 밥값은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믿어주셔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무조건 끝낸다”고 주장 오지환이 그랬던 것처럼 홍창기도 “투수들 다 좋고, 타선도 다 감이 좋다. 우리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잠실에서 열릴 5차전에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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