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캠핑을 하고 있는 캠퍼들 [사진출처=독자제공]
겨울철 캠핑을 하고 있는 캠퍼들 [사진출처=독자제공]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전국의 야영장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캠핑 관련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재와 일산화탄소 중독 등의 사유로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추운 겨울철을 만끽하려는 ‘캠핑족’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3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29분께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위치한 캠핑장 텐트 안에서 부부인 A씨와 B씨 그리고 손자 C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퇴실 시간을 알리기 위해 텐트를 찾은 캠핑장 관계자에 의해 발견된 이들은 전날 서울에서 캠핑을 즐기기 위해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텐트 속에는 화로대에 숯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고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기 여주시 연양동 소재 한 캠핑장에서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55분경 해당 캠핑장 텐트 안에서 50대 부부가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옆 텐트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한 119로부터 발견됐는데, 해당 텐트 안에서도 숯불이 피워져 있는 화로대가 발견됐다.

마찬가지로 유서 등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정황 및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부부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 캠퍼의 텐트가 굳게 닫겨있다. [사진출처=독자제공]
한 캠퍼의 텐트가 굳게 닫겨있다. [사진출처=독자제공]

겨울철 ‘캠핑족’ 목숨 앗아가는 ‘일산화탄소’

일산화탄소의 대표적인 세 가지 특징으로는 무색·무취·무미가 있다. 사람이 인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통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시작되면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호흡곤란 △전신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다수의 캠핑족들이 난방기구를 켜놓고 잠들었다 사망하는 경우가 있어 신고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지난해 펴낸 가스사고연감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농도별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800ppm 2시간 이내 실신 △1600ppm 2시간 이내 사망 △3200ppm 30분 이내 사망 △6400ppm 10~15분 이내 사망 △1만2800ppm 1~3분 이내 사망이다.

지난해 소방청이 발표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부터 2021년 3년간 119에 신고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총 471건이다. 이 가운데 85.1%인 401건이 10월부터 3월 사이에 집중됐다. 캠핑장이나 차박 캠핑을 하러 온 여행객의 차량이나 텐트 안에서 발생한 중독 사고도 123건으로 26%를 차지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기기를 사용할 때는 수시로 환기를 시켜야 하며,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을 잘 이행하고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더캠핑쇼 in 서울 시즌1'에서 관람객들이 캠핑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더캠핑쇼 in 서울 시즌1’에서 관람객들이 캠핑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겨울철 캠핑, 안전하고 즐겁게 누리기 위해선

매년 반복되는 사망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텐트와 자동차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선 가급적 연소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 아울러 수시로 환기해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텐트 내 화기 용품 사용도 최대한 자제하고 밀폐된 공간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 위험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 일산화탄소 중독 시 의식을 잃고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경보를 통해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는 것이다.

또 가연성 소재의 텐트와 전기매트 등의 전열기구는 화재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장에 비치된 소화기구 위치 및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고, 타고 남은 불씨는 완전히 꺼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캠핑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캠퍼 D씨는 “매년 겨울철 반복되는 인명사고로 인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기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텐트 내부 상단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 예방안전제도과 관계자는 “추워지는 날씨에 밀폐된 공간에서의 난방기구 사용은 일산화탄소에 노출되기 쉬워 매우 위험하다”며 “캠핑을 할 때는 야영장 주변의 시설배치나 대피소, 소화 기구 위치, 이용자 안전수칙 등을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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