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13일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세리머니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문성준 현대차·기아협력회 회장,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 디자이너, 장재훈 현대차 사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상헌 국회의원, 김기환 울산시의장, 박천동 울산북구청장,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나승식 한국자동차연구원 원장. [사진=현대자동차]

◇ AI로 복원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메시지…”우리 차가 세계 휩쓰는 날 온다”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열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 정주영 선대회장의 육성이 흘러나왔다. 인공지능(AI)를 통해 복원된 메시지였다.

이날 기공식에서 무대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앞서 생생하게 복원된 할아버지 정주영 선대회장의 목소리,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모습이 담긴 영상에 뭉클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 회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뿐만이 아니고 다 모든 임직원들이 그분들이 같이 느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서 선대 회장님이 생각하셨던 그 정신, 그리고 ‘하면 된다’는 생각, 또 근면한 생각들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같이 노력할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정 선대회장의 메시지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을 보여준다. 동시에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실천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선보였다. 정 선대회장은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라 표현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이 국민 경제와 국가 공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더 나은 삶과 이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의 첫걸음을 울산에서 내디뎠다.

13일 정의선(앞줄 왼쪽 세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맞아 진행되는 헤리티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1968년 조립 공장으로 출발해 세계 자동차 역사상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다. 특히 1975년 현대차의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양산은 열악한 국내 환경과 회의적인 시각에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현대차 임직원들의 부단한 집념과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니의 양산은 단순한 차량 개발을 넘어 기술 자립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해외에 의존했던 자동차 설비와 부품의 국산화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국내 자동차 생산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이와 더불어 ‘품질 경영’으로 대표되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최우선주의는 현대차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이를 통해 반세기가 넘은 오늘날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 현대차 완성차 생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산실로 발돋움했다.

이날 EV 전용공장 기공식은 울산공장 근무자의 시점에서 살아온 일련의 삶과 그 안에 품은 꿈들이 현실화되는 ‘오래된 미래’를 콘셉트로 진행됐다.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세리머니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한 문(Portal to another dream)’을 콘셉트로 울산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을 열어 또 하나의 꿈인 ‘미래’ EV 시대를 리드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이날 기공식에는 울산공장의 발전에 기여한 윤여철 전 부회장, 김억조 전 부회장, 윤갑한 전 사장 등 역대 울산공장장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또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1~2세대 쏘나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도 참석했다.

13일 현대차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 기공식 현장 ‘헤리티지 전시관’에 전시된 전기차 프로토타입 ‘쏘나타(Y2) EV’ 차량. [사진=김종성 기자]

◇ 현대차의 모빌리티 도전 역사…울산공장 50년 헤리티지 전시 운영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 헤리티지 전시를 운영한다. 첫 번째 테마 ‘꿈의 시작’에서는 울산공장에서 최초로 생산한 ‘코티나’ 복원 차량을 비롯해 울산공장 설립,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련 사료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울산에서 시작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꿈의 발걸음들을 조명한다. 울산에서 시작된 꿈이 도시와 함께 실현되고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 국가 산업 발전의 큰 변곡점을 그리는 과정을 선보일 계획이다.

‘꿈의 실현’에서는 현대차 첫 독자 모델 생산을 위한 열망으로 시작된 ‘울산 종합자동차공장’ 건설, 국민차 ‘포니’의 탄생, 수출 전용부두 건설, 주행시험장 완공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자동차 공장이라는 꿈을 실현시킨 과정과 협업의 흔적을 전시하며 울산공장의 발전 과정을 시각화했다. 또 현대차 전기차 프로토타입 ‘쏘나타(Y2) EV’ 차량을 함께 전시해 내연기관부터 친환경차까지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뿌린 노력의 씨앗들을 함께 선보였다.

현대차의 첫 독자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1~2세대 쏘나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13일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마지막으로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는 현대차 울산공장이 그려온 꿈의 여정과 함께했던 직원들의 인간 중심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차곡차곡 모아둔 월급봉투와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사원증,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빼곡히 써 내려간 손때 묻은 노트 등 울산공장을 만든 주역인 임직원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Heritage Hall)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무료로 공개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반세기 전 자동차 생산력이 없던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이라며 “이번 기공식을 통해 사람의 힘으로 일궈낸 울산공장의 역사를 조망하고, 이 원대한 꿈이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도 계속된다는 포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 EV 전용공장을 통해 미래 자동차 생산의 패러다임을 리딩하고, 제품의 품질, 공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빌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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