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13일 선수단 소집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위해 오늘 오후 소집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의 제프 헤어베어거 감독을 소개하며 말을 시작했다. 헤어베어거 감독은 2차대전 종료 후 1954년 월드컵에서 독일을 우승으로 이끈 ‘베른의 기적’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헤어베어거 감독은 ‘경기의 끝은 곧 경기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경기를 통해 우리는 성장했지만 다음 2경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언론은 쉽다고 말하지만 축구에서 쉬운 건 없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과 인천, 전북도 패배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3부리그 팀에게 컵대회를 탈락하는 이변도 봤다. 절대 축구에 쉬운 경기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국은 1960년 이후 아시안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토너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 정우영,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당연히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기대가 커진다. 이 선수들이 경기를 출전하기 때문에 아시안컵 명확한 목표를 우승으로 설정한다. 일본, 호주 등 좋은 팀은 많지만 우리가 명확하게 우승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대회를 치르는 게 동기부여가 되고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더 중요한 건 다가오는 월드컵 예선이다. 2경기 모두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다. 싱가포르전도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전은 상당히 거친 경기가 예상된다. 진중하게 경기를 준비할 거지만 지금 선수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활약 중이다. 대표팀에서도 우승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명확하게 대회를 준비하면 좋을 결과 있을 것”이라 말했다.

16일 대전 상대인 싱가포르는 피파랭킹 155위로 객관적인 실력 차가 존재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실력 차가 나는 상대와 경기할 땐 우리 리듬과 우리 템포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상대가 내려선다고 기다리다 우리 리듬을 찾으면 경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베트남전에도 많이 화가 난 건 시작하자마자 3~4번의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무리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전도 첫 번째 득점이 언제 터지냐가 중요하다. 기다리지 않고 시작부터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 첫 번째 득점이 빨리 나오면 경기가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2026 월드컵부터 출전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출전 국가가 늘었다고 쉬울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국가들에 기회가 가기 때문에 더 많은 팀이 준비해서 예선전을 치를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던 콜롬비아,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는 절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쉽지 않다. 우리가 더 진지하고 프로페셔널한 정신을 갖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부터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국 다가오는 2연전에서 최대한 빨리 승점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등 포지션 보강이 필요한 자리에 대해선 “U-23, U-20 경기를 보며 어린 선수들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풀백, 사이드백, 수비형 미드필더는 고민하는 포지션이다. 사무실에 각 포지션당 최소 3명씩 후보 명단이 있다. 우리도 선수 중에 부상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 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U-20 월드컵 대표팀이 4강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많은 선수들이 어디서 있는지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선수들이 좋은 팀으로 이적했지만 이 선수들이 K리그에서도 경기를 분명히 뛰어야 한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린 선수들이 국내에서 기회를 받기 힘들다. 17살의 이강인이 (국내에서 뛰었다면) 얼마나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을까 묻고 싶다. 스페인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경기를 출전해 지금의 이강인으로 성장했다. 국내를 보면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지 않은 것 같다”며 현실을 꼬집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부임 이후로 클린스만 감독은 태업 논란을 빚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협회와 계약상 오해나 억울한 점은 없다 밝혔다. 그는 “오해는 전혀 없다. 명확하게 축협과 이야기가 된 부분이다”라며 “일하는 방법이나 방식을 처음에 의아했을 수 있다. 대표팀 명단을 보면 70%의 선수들이 유럽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 저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했지 국내 감독으로 부임하지 않았다.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외부 일정도 한국 대표팀을 위한 일이라 설파했다. “지난주 싱가포르를 방문했는데, 이번에 가지 않았다면 현지 분위기나 어떻게 소집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 같은 경우는 각 구단의 감독들과 네트워킹을 했다. 구단 관계자, 지도자와 소통하며 선수가 어떤 상태인지 디테일적으로 물어본다. 늘 말씀드리지만 국제적인 시각을 갖고 대표팀 감독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 일하는 방법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업무 방식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나 싶지만 질문 나왔을 때 언제나 설명을 드렸다. 대표팀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 언제 어디서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변했다.

국내파는 차두리 코치가 전담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리그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차두리 코치가 K리그를 많이 보고 있다. 조금 더 어린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려고 노력한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디테일한 프로필을 공유하며 경기 출전하고 있는지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활약을 할지 지켜보자란 논의를 자주 한다”고 밝혔다.

유럽축구 거점센터에 대해선 “개인적인 아이디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장에 많은 직원과 스텝은 필요하지 않을 거다. 현지 선수들을 서포트할 수 있는 부서나 최소한의 인원이 상주하면 선수들과 한국축구에 도움이 된다. 지금은 아시안컵 우승이 협회와 우리의 목표다. 아시안컵이 끝난 후에는 축협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일단 아시안컵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데 천부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동기부여 노하우를 묻자 “선수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파악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젊은 사람들과 일하는 건 상당히 흥미롭고 행복한 부분이지만 제 시대 젊은이와 현세대는 상당히 다르다. 손흥민, 김민재는 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다른 삶의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팀에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는 선수들의 스포츠다.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선수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다. 감독과 지도자가 경기장에서 할 일은 한계가 있다. 책임감을 공동으로 가져야 한다”며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경기를 이기면 감독 코치진 선수들 사이는 너무나 좋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경기력이 나오지 않거나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다. 선수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내부에서 다음 경기에서 흐름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