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어떤 상황일까?
올해 1월부터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새로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 사람들은 잘 지키고 있을까? 실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 하는 사람도 거의 반반이다.
애초부터 미흡한 홍보로 혼란만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이는 커뮤니티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간단하게 살펴보자.
우회전 일시정지,
정확히 정리하면 이렇다
아직도 많은 운전자들이 혼동하는 우회전 방법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보자.
▷ 우회전 신호등이 없는 경우에는
: 신호등이 적색일 때 꼭 ‘일시정지’ 후 우회전
▷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경우에는
: ‘녹색화살표’ 신호에만 우회전 가능
도입 초기, 3개월 동안 계도기간이었으나 지금은 예외 없이 범칙금이 적용된다. 주요 위반사항을 살펴보면, 적색신호 시 일시정지 위반, 우회전 신호등 위반이 있으며 두 사례 모두 도로교통법에 따라 벌점 15점과 함께 범칙금이 부과된다.
▷ 승합차 : 7만 원
▷ 승용차 : 6만 원
▷ 이륜차 : 4만 원
우회전 일시정지
실제로 효과 있었나?
도입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통흐름 악화와 모호한 상황에서의 혼란 가중 등 운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정책이 계속 시행됐으나 실효성 논란만 가중 되고 있다.
특히 우회전 버스에 60대 여성 보행자가 치여 사망한 사례는 법적 구속력이 있어도 소용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당일 오후 8시 2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중앙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전세버스에 60대 여성 A씨가 치여 사망했다.
버스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우회전하기 위해 왼쪽에서 오는 차를 보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오른쪽에서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기사를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것”이라 언급했다.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일 때, 우회전 차량은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경우에는 신호와 상관없이 멈춰야 한다. 이처럼 명확한 규정이 있으나, 개정안 시행 후 열 달이 흘러도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보행자 사망 사고는 오히려 늘었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우회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법 개정 전보다 37% 증가했다. 사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결국 우회전 시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 원인인 셈인데, 여전히 도입 초기와 유사한 사례가 나오는 것은 충분히 문제삼을 사안이다.
경찰은 횡단보도 우회전 방법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보행자를 무시하고 빠르게 달리는 등 사고 위험성이 큰 위반 사례에 대해선 강력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라 밝혔으나 실제로 효과를 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요란하게 도입했으나
미비한 효과에 시민들 불편 가중
우회전 일시정지 이후 횡단보도 우회전 사고가 5.9%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대인 사고는 1.3%가 증가했다. 위처럼 큰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상이 어떤지 찾아보니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운동 가려고 길을 건너는데 우회전 일시정지를 할 때 운전자들이 모르쇠를 시전하며 폰을 보면서 지나가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회전 일시정지를 지키기 위해 멈춘 건데 뒤에 차량들이 클락션을 울려 시끄러운 소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출퇴근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된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30분이었던 출퇴근 시간이 50분~1시간 정도로 늘었다는 것이다. 운전자에 맞게 수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