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 사진=팽현준 기자

[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T 위즈가 한국시리즈 5차전을 마지막으로 마법의 시즌을 끝냈다.

KT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2-6으로 패했다.

이번 경기로 KT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KT는 어수선하게 시즌을 맞이했다. 이강철 감독이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 차출되어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지휘하지 못했다. 더욱이 도쿄 참사와 강백호의 세레머니 아웃 사건까지 터졌다.

시즌 초반엔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최하위로 쳐졌다. 시범경기부터 배정대가 사구로 손등 골절을 당하며 개막전 엔트리에 이탈했다. 김민수, 김민혁, 박병호, 주권, 황재균 등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특히 소형준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게 컸다. 강백호 역시 멘탈 문제를 호소하며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소형준 / 사진=DB

하지만 이강철 감독과 KT 선수단은 말 그대로 기적을 썼다. KT는 6월 5일까지 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며 전반기를 7위로 마쳤다. 이어 후반기 승률 0.66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KBO리그 역사상 꼴찌에서 정규시즌 2위로 올라선 팀은 KT가 유일하다.

마법의 중심엔 선발투수가 있었다. 벤자민-쿠에바스-고영표-엄상백-배제성의 탄탄한 선발진은 리그에서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했다. 쿠에바스는 12승 무패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소형준이 토미 존 수술로 이탈했지만 빈자리를 느끼기 어려웠다. 홀드왕 박영현과 마무리 김재윤의 필승조 조합도 훌륭했다.

기세를 이어 KT는 가을야구에 나섰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두산과 SSG를 격파한 NC 다이노스. KT는 NC에 1, 2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시 한번 KT는 마법을 부렸다. 3차전 선발투수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4차전은 쿠에바스의 투혼과 타선이 폭발하며 경기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5차전 김민혁의 대타 2타점 동점 적시타와 손동현의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패패승승승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다. 역사상 3번째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이었다.

사진=DB

내친김에 KT는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1차전 고영표의 역투와 LG 마무리 고우석을 무너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LG의 절실함을 감당하지 못하고 내리 4경기를 내주며 1승 4패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시즌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누구도 실패한 시즌이라 부르지 않는다. 2023년 KT는 더할 나위 없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