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가 없었다면 LG의 우승도 없었다.

염경엽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5차전서 6-2로 이기며 웃었다.

1차전을 내주며 시작했으나 2, 3, 4차전을 내리 가져온 뒤 5차전에서도 승리를 챙긴 LG는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LG가 우승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선수를 빼놓고 절대 말할 수 없다. 바로 케이시 켈리다.

2019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켈리는 올 시즌 포함 LG에서만 144경기에 나서 68승 38패 평균자책 3.08을 기록했다. 다섯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고, 170이닝 미만을 던진 시즌도 2022시즌(166.1이닝)이 유일하다. 뛰어난 워크에식과 함께 LG에 녹아들며 LG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올 시즌 위기도 있었다. 전반기 18경기에 나서 6승 5패 평균자책 4.44에 그쳤다. 켈리를 향한 위기설, 퇴출설이 떠돌았다.

그러나 켈리는 위기를 극복할 줄 아는 남자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시 일어섰다. 후반기 12경기에 나서 4승 2패 평균자책 2.90으로 호투했다. 특히 9월에는 4경기 2승 평균자책 1.42를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던 켈리는 한국시리즈 1차선 선발 투수 중책을 맡았다.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6.1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켈리는 이전에도 포스트시즌에서 강했다. 와일드카드 통산 2경기 1승 평균자책 1.98, 준플레이오프 2경기 1승 평균자책 1.54, 플레이오프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 3.27로 준수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5차전에도 켈리는 선발로 나섰다. 더욱 힘을 받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는데, 염경엽 감독이 4차전을 앞두고 켈리를 향해 남긴 말 때문이었다.

염 감독은 “3차전 졌으면 4차전은 켈리가 선발이었다”며 “켈리와 3차전을 앞두고 4차전 선발 등판에 관해 이야기했다. (켈리도) 이기면 5일 로테이션을 하고 싶다고 했으나, 지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7이닝을 던진다기보다는 짧게라도 4~5이닝 던진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라며 “그런 켈리의 마음이 참 좋다. 고민 안 하고 내년에도 가려 한다.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데, 외국인 투수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새로운 용병이 왔을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선발은 정말 잘 구했으면 좋겠고, 2선발로는 켈리가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믿음을 보인 바 있다.

켈리는 5차전에서 5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실점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야수들의 호수비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 덕분에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LG 켈리.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고우석이 9회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면서 LG의 승리가 결정되었다. 켈리는 1994년 10월 23일 인천 태평양전에서 LG의 우승을 책임진 이상훈에 이어 29년 만에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승리 투수가 되었다. LG는 시즌 후반부터 애덤 플럿코 없이 시즌을 치러야 했다. 당연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시작 전 미국으로 떠났다. 외인 한 명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했는데, 그 외인 한 명이기에 켈리이기에 LG는 다행이다.

켈리가 없었다면 LG의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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