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올해 정말 마음고생을 한 선수가 있다. 마지막엔 환하게 웃었다.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그 주인공이다.

LG는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1994년 이후 29년만의 통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를 끝낸 선수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다. 6-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박경수를 상대로 볼 3개를 던지며 불안함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제구력을 찾았고, 박경수를 3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리고 조용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다음 배정대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LG 고우석./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우승 세리머니 후 만난 고우석은 눈시울이 붉었다. 우승 확정 후부터 눈물을 흘렸던 고우석이다. 그는 ”얼떨결에 막은 것 같다. 3개까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비슷비슷하게 볼이 됐다. 좀 더 안쪽으로 노려야겠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상황에 대해선 “경기 전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경기중엔 크게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웃어보였다.

인터뷰를 하던 도중에도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우석은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끝나고 나서 다같이 모이다보니 지난 1년이 생각이 나더라”고 말하며 다시 감정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고우석의 말대로 그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했던 고우석은 시즌 출발도 늦을 수 밖에 없었다. 회복해서 돌아온 뒤 나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실점하며 고전했다. 그래도 결승에선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시상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팀으로 돌아와 한국시리즈에서는 2번의 블론세이브를 하며 흔들렸지만 이내 이겨냈다.

고우석은 “사실 질 때마다 울었다”면서 “그래도 올해는 금메달도 따고, 우승도 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만큼 부상이 많은 시즌이 없었는데 팀원들이 너무 시즌을 잘 치러줬다. 내가 크게 도움이 된 게 없었다. 야구를 하면서 한 번 찾아올까말까한 순간이라 기쁘다.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우석은 엘린이(LG 어린이팬) 출신이다. 좋아하는 팀에 입단해 우승까지 경험했다. 고우석은 “잘 모르겠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였으면 작년에도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기쁘기만 해야 하는데 아쉬운 순간들이 많이 떠올랐다”고 면서 ”시상대에 올랐을 때, 내년에 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고우석은 경기 뒤 장인인 이종범 코치와도 기쁨을 나눴다. 고우석은 “코치님이 자기는 한국시리즈에서 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기운이 있는 사람이니까 어떻게든 우승할 거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고 말했다.

사실 한국시리즈 직전에도 허리 통증을 느꼈다.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허리 통증을 느껴 투구를 중단한 바 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고우석은 “시리즈를 앞두고 몸에 통증을 느낀다는 거 자체가 선수 개인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 덕분에 큰 부상 없이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오늘 던졌던 공들이 제일 괜찮았던 거 같다. 마지막에 좋은 공 던지면서 시즌 끝내서 좋다”고 환하게 웃으며 마무리했다.

LG 트윈스 고우석이 박동원과 우승 확정 후 포옹하고 있다./잠실=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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