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부담금 가중

당국 감독 강화…내부통제 미흡 적발 시 타격

내부 리스크관리에 따른 실적 차별화 전망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업황 우려는 지속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내부통제 이슈로 리테일 부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내년 금리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경우 대내외적 여건이 완화될 여지는 있으나 각사 별 역량 강화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PF 충당금과 평가손실에 따른 차별화가 전개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3일 자회사 메리츠증권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611억원으로 전년 동기(2476억원) 대비 34.7%(865억원) 감소했다고 공시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희비도 부동산 PF 충당금 규모에 따라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3.0%(861억원→2006억원) 증가해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중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3분기 충당금과 평가손실이 648억원 반영되며 직전 분기 1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손익차손 1100억원가량이 반영된 영향으로 올 3분기 영업익이 작년보다 15.6%(1498억원→1731억원) 증가한 데 그쳤다. 이는 5대 증권사 중 가장 완만한 상승세다.

신용투자업계는 3분기 실적을 근거로 국내 증권사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각사 별 부담 정도에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동산 PF 부담감이 국내 부동산에서 해외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기업금융 및 투자, 부동산금융 시장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증권사 투자은행(IB)부문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부동산금융 시장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앞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한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국내 한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IB부문에서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리테일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인상 기조가 꺾일 경우 투자유입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개선이 기대되다 내부통제 이슈에 발목을 잡힐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금감원은 증권사 전반에 은폐한 사고나 사건이 없는지 점검에 착수했다. 증권업계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자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는 의도다.

내부통제 미흡이 현실로 들어 날 경우 대부분 증권사가 영업익의 상당 부분을 리테일에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의 경우 영풍제지의 미수거래를 차단하지 않았다가 고객 위탁계좌에 4943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발생해 4분기 실적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인하가 이뤄질 경우 영업환경 개선이 예상되나 실제 실적은 회사별 리스크 관리에 따라 엇갈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PF 안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조단위의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며 “자산 연체율·채무보증비율·조정유동성비율 등이 개선되는 모습을 통해 증권사 보유 투자자산에 대한 안전성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어 내부 리스크관리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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