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KBO리그까지 한·미·일 3개국에 걸친 재밌는 스토리가 탄생했다.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우승을 하지 못한 구단들이 모두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홈 맞대결에서 6-2로 승리하며 마침내 29년 만에 ‘왕좌’에 올라섰다.

LG는 지난해 87승 2무 55패 승률 0.613(2위)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가을무대에서의 성적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LG는 키움 히어로즈에 무릎을 꿇으면서 속쓰린 결과를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충격적인 결말을 맞았던 LG는 ‘수장’을 교체하기로 결정, ‘우승 청부사’로 염경엽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매년 ‘우승 후보’로 손꼽혀왔음에도 불구하고 ‘왕좌’에 오르지 못했던 LG는 올 시즌 초반부터 질주하기 시작했다. LG는 4월을 15승 11패(3위)로 출발하더니 5월 16승 1무 6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폭주, 계속해서 상위권 경쟁을 펼쳐온 끝에 지난 10월 3일 정규시즌 우승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LG의 경기가 없었던 터라 LG 선수단은 부산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가운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LG는 플레이오프(PO)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거둔 KT와 맞붙게 됐는데, 지난 7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3으로 패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매년 포스트시즌에서 좌절했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1위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LG는 8일 열린 2차전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타기 시작한 LG는 무서웠다. LG는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한 끝에 8-7로 다시 한번 1점차 승리를 손에 넣으며 우위를 점했고, 11일에는 타선이 대폭발하며 KT 마운드를 폭격하고 15-4로 완승을 거두며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승을 거둔 팀이 우승했던 것은 14번 중 13회로 우승 확률은 무려 93%에 달했다. 그리고 마침내 ‘왕좌’에 올라섰다.

LG는 13일 ‘잠실예수’ 케이시 켈리가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리고 타선에서는 박해민이 ‘슈퍼 다이빙캐치’를 비롯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김현수가 1안타 3타점, 문성주가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선보인 끝에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LG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3대 리그’로 불리는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KBO리그 일정이 모두 최종적으로 종료됐는데, 각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들을 보면 ‘불명예 기록 2위’ 구단에게 모든 기운이 쏠린 모양새다. 각 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2위 구단이 모두 ‘왕좌’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게 된 까닭이다.

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게티이미지코리아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게티이미지코리아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게티이미지코리아38년 만에 일본시리즈(JS) 우승을 차지한 한신 타이거즈 선수단./한신 타이거즈 SNS38년 만에 일본시리즈(JS) 우승을 차지한 한신 타이거즈 선수단./한신 타이거즈 SNS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텍사스는 지난 1961년 창단된 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는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되는 불명예 기록이었다. 하지만 올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붙은 끝에 4승 1패로 승리하며 무려 6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를 시작으로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2위 구단이 설움을 털어낸 일이 일본에서도 나왔다. 일본에서는 한신 타이거즈가 지난 1985년 첫 우승을 거둔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지 못했다. 이 또한 지난 1979년 우승이 마지막인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이은 불명예 2위 기록. 그러나 한신은 올해 2005년 이후 무려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좋은 기세를 일본시리즈까지 이어갔다.

한신은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히로시마를 무너뜨리며 일본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같은 ‘간사이’ 지역을 연고로 두고 있는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붙었다. 한신과 오릭스는 나란히 3승씩을 주고받으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의 승부를 펼쳤는데, 한신이 7차전에서 오릭스를 7-1로 무너뜨리면서 무려 38년 만에 일본 최정상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선수단./잠실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2위 팀이었던 텍사스와 한신이 모두 왕좌에 오른 가운데, 이날 LG가 우승하면서 스토리는 비로소 완성이 됐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LG 또한 지난 1992년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KBO리그에서는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우승을 하지 못한 구단에 해당됐다. 하지만 이날 28년의 설움을 털어내고 29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한·미·일 3개국에 걸친 이야기가 탄생하게 됐다.

이 세 팀들이 최정상에 오를 때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130년. 올해는 불명예 기록 2위에 해당되는 팀들에게 ‘우주의 기운’이 쏠린 가운데, 2024시즌에는 과연 어떠한 재밌는 스토리가 탄생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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