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 kt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정현 기자] 원했던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손에 넣지 못했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kt 위즈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마법의 2023시즌을 보냈다.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2-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됐다. 2년 만에 대권 도전을 목표로 했지만, 긴 여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은 아쉬움이 가득한 듯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강철 kt 감독은 울컥했고, 주장 박경수도 감정이 북받쳐 올라 보였다. 이 감독을 포함한 모든 선수와 코치진은 라커룸에서 잠시 미팅을 진행했고,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 kt  위즈 선수단. ⓒ곽혜미 기자
▲ kt 위즈 선수단. ⓒ곽혜미 기자

kt는 올해 그야말로 마법 같은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최하위부터 시작해 정규시즌 2위,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매순간 기적이 함께하며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냈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kt는 LG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됐다. 그 자리에 참석한 9개 구단 감독 모두가 kt의 두꺼운 선발진과 박영현-김재윤 철벽 불펜진을 강점으로 꼽으며 주목해야 할 팀으로 선정했다.

많은 기대 속에 시즌을 시작한 kt지만, 모든 것이 기대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야구. 시범경기 기간 불펜의 핵심으로 꼽히던 김민수와 주권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야수 배정대가 이건욱(SSG 랜더스)의 사구에 왼손 약지 골절상을 당해 이탈했다. 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 엔트리 구성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할 만큼 시즌 초반 구성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이후 마치 전염병처럼 kt에는 부상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선발진을 지키던 소형준(오른쪽 전완근), 엄상백(오른쪽 팔꿈치)가 부상으로 신음했고, 주포 박병호(햄스트링 부상)와 황재균(발가락 골절)도 다쳐 이탈했다. 이 감독은 매번 경기 전 부상자 브리핑을 해야 하는 현실에 쓴웃음을 짓기 했다. 순위도 점점 하락해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그렇게 강력한 우승 후보는 하위권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 kt의 2023시즌은 다사다난했다. ⓒ곽혜미 기자
▲ kt의 2023시즌은 다사다난했다. ⓒ곽혜미 기자

5월 선발진 평균자책점(5.62) 최하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6회) 공동 9위 등 마운드의 주요 지표가 말해주듯 kt는 제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6월부터 조금씩 반등의 기미가 보였다.

우승 청부사 윌리엄 쿠에바스가 보 슐서를 대신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배제성도 제 궤도에 오르며 선발진이 안정감을 되찾았다. 선발진 평균자책점(3.64)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5로 리그 3위에 오르며 마운드의 힘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타선도 터지기 시작했다. 황재균, 앤서니 알포드, 김상수, 장성우 등이 월간 타율 3할을 넘기며 6월 팀 타율 1위(0.282)에 올랐고, 7월에는 박병호-알포드-문상철 세 명이 19경기에서 41타점을 합작해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거기에 불펜진의 활력소 손동현 발견과 트레이드 영입한 내야수 이호연의 활약 등 점점 전력이 안정화돼 상승 기류를 탔다.

▲ 후반기부터 기세를 올린 kt. ⓒ곽혜미 기자
▲ 후반기부터 기세를 올린 kt. ⓒ곽혜미 기자

후반기는 kt의 힘을 확실하게 과시했던 기간이다. 전적 42승 1무 21패(승률 0.667)로 후반기 1위를 기록했다. 마치 마법이 팀을 감싼 듯 공수 안정감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탔다. 8월 선발 평균자책점(2.99)과 구원진 평균자책점(3.21) 1위를 기록했고, 쿠에바스는 5경기 전승과 월간 평균자책점 0.50(36이닝 2실점)으로 월간 MVP에 올랐다. 그리고 시즌 막바지까지 분위기를 살려 리그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기적이 kt를 감쌌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 1~2차전을 빼앗긴 뒤 3~5차전을 쓸어 담아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했다. 5전 3승제 기준 플레이오프에서 KBO리그 역사상 세 번째 역스윕이자 11.8%(2/17)의 확률을 뚫어냈다.

▲kt의 2023시즌은 기적이 가득했다.  ⓒ연합뉴스
▲kt의 2023시즌은 기적이 가득했다. ⓒ연합뉴스

한국시리즈에 오른 kt는 1차전 3-2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9회초 2사 후 배정대가 상대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볼넷을 얻었고, 후속타자 문상철이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쳐 승리를 챙겼다. kt의 마법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결국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kt는 2차전(4-5패)과 3차전(7-8패) 모두 쓰라린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분위기가 점점 꺾이기 시작했고, 4차전(4-15패) 완패와 함께 5차전에서도 경기 초반 내준 흐름을 되찾지 못하며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kt는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되찾지 못했지만, 분명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여러 번 수세에 몰렸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똘똘 뭉쳐 모두를 긴장하게 할 저력을 과시했다. 또 손동현, 이상동, 박영현(이하 투수)과 강현우(포수), 정준영, 안치영(외야수) 등 앞으로 팀을 이끌어갈 새 얼굴도 발굴했다. 2023시즌의 경험은 분명 자양분이 될 것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될 kt다.

▲ kt는 2023시즌 분명 의미 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곽혜미 기자
▲ kt는 2023시즌 분명 의미 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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