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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박)경수형과 이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최고의 무대에서 만난 오지환과 박경수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쾌거였다.

단연 시리즈 MVP는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전 경기에 출전해 6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0.316 출루율 0.409 장타율 0.842를 기록했다.

3개의 홈런이 모두 승리와 연결됐다. 한국시리즈 2차전 오지환은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첫 승에 기여했다. 3차전 9회 역전 쓰리런으로 팀에 시리즈 우위를 안겼고, 4차전 역시 쓰리런을 터트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G의 우승이 확정되자 KT 선수단은 3루 파울라인에 도열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때 오지환이 KT 선수단을 찾아 박경수와 진하게 포옹했다.

박경수 / 사진=DB

오지환과 박경수는 LG의 암흑기를 지탱했다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2년 한국시리즈를 마지막으로 LG는 긴 암흑기의 터널에 들어갔다. LG는 무려 6668587667이라는 10년짜리 비밀번호를 썼다.

공교롭게도 박경수는 2013년 LG가 비밀번호를 끊어낼 당시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느라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박경수는 KT로 이적해 잠재력을 만개했고 2021년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박경수는 한국시리즈에서 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도드라진 성적은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호수비와 쐐기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오지환 역시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2016년 잠실 유격수 최초로 20홈런을 쏘아 올렸고 2020년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2년 25홈런 20도루로 20-20 클럽에 가입했고, 데뷔 14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오지환 / 사진=DB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진출 후 생각나는 선배로 은퇴한 박용택 해설위원, 삼성 라이온즈 이병규 수석코치와 더불어 박경수를 꼽았다.

오지환은 “너무 많은 선배들이 생각난다”며 “옆에 있는 (박)경수형과 이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고, 임찬규는 “저도 경수형 생각뿐이다. 함께한 시간이 생각나고 지금도 함께해 행복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박경수는 “이름을 언급해 줘 고맙다. 유니폼 색을 다르지만 최고의 무대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저는 먼저 2년 전에 반지를 꼈다. 당시 (오)지환이, (임)찬규 뿐만 아니라 많은 선배들이 축하해 줬다. 최고의 무대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고의 무대를 즐긴 두 선수는 서로를 토닥이며 감회를 나눴다. 그 순간은 양 팀의 주장이 아니라 LG 출신 선후배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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