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연합.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위즈를 상대로 6-2 승리를 거두며 전적 4승 1패로 구단 역사상 3번째 KS 우승 및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LG는 1차전 패배 이후 2~5차전은 내리 승리했다.

이날 승리 후 LG트윈스 주장 오지환을 비롯해 선수단, 감독, 코치진뿐만 아니라 29년 만에 설움을 털어버린 팬들의 열광이 잠실구장을 메웠다. 특히 MBC 청룡 시절부터 응원한 중장년층은 감격의 눈물을 쏟기도 했다.

♦︎ 오지환 주장의 현명한 결정

LG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결과인 만큼 그 감격도 역대급이다. 작고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KS MVP에게 주라는 말과 함께 남긴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은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오지환은 “아직 롤렉스 시계를 보진 못했지만, 고민이 많았다. 구단은 MVP에게 준다고 했지만, 차고 다니기엔 부담이 된다”라며 “그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겠다. 롤렉스 시계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그의 결정에 “드라마 같다”, “잘 생각했다. 부담스럽긴 했을 듯”, “현명하다”, “따뜻한 결정이다” 등 감격을 나눴다.

♦︎ 신구세대의 통합… 아저씨 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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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온라인에서는 팬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후일담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KS 5차전은 LG의 우승을 직관할 수 있는 회차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티켓팅이 치열했다. 급기야 티켓값 한 장에 100~150만원을 웃도는 암표 거래가 성행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술집에서 만난 LG 팬분에게 티켓을 드렸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LG 팬인 친구와 4차전 경기를 보고 유니폼을 입은 채 술집에 갔다고 했다.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한 아저씨 LG 팬이 이들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친구도 넉살 좋게 큰아버지뻘로 보이는 사람에게 ‘형님’이라고 하면서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아저씨 팬은 이들에게 다음 경기도 가서 보냐고 묻고, 간다고 하니까 “재밌게 보고 와라”면서 이들의 술값까지 계산해 줬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글쓴이는 자신의 티켓을 아저씨에게 주기로 했다. 사실 글쓴이는 친구만큼 LG의 팬은 아니었고, 친구도 아저씨와 경기를 같이 봐도 상관없다고 해서 티켓을 주기로 했다.

결국 글쓴이의 친구는 처음 보는 아저씨와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를 함께 봤다. 이후 글쓴이 덕분에 29년 만의 우승 경기를 직접 보게 된 아저씨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아저씨는 알고 보니 서울 내 3개 식당을 운영 중이었고, 감격에 젖어 두 사람이 앞으로 3개 식당에 올 때마다 공짜로 음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글쓴이는 “용돈까지 주셨다. 지금 MBC 청룡 때부터 LG의 역사, 매해 레전드 선수, 지금까지 모은 유니폼, 사인, 옛날에는 경기를 어떻게 봤는지 듣고 있다”라며 후기를 전했다.

해당 일화를 본 네티즌은 “훈훈하다”, “가슴 따뜻해진다”, “빌어먹을 세상 살만하다”, “감동이다”, “멋진 사람들이다”, “아저씨 진짜 고마우셨겠다”, “역시 착하게 살아야 돼”, “현장 판매 안 하니까 어른들은 티켓 구하기 더 힘들다고 하던데 진짜 고마웠을 듯”, “인류애 충전된다” 등 감격했다.

♦︎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유튜브 ‘유희관희유’

다른 팀 출신 선수도 어깨를 들썩였다. 우승 경기는 아니었지만, 지난 8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KS 2차전 당시 엘지포차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모인 LG 팬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TV 앞에 모여 마치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처럼 한목소리로 응원하는 와중에 부엌에서 뒤집개를 들고 어깨춤을 들썩이는 유희관이 포착됐다. 그가 이 자리에 있었던 건 콘텐츠 촬영을 위함으로 보인다.

유희관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한결같이 두산베어스 소속으로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 출신 야구선수다. 두산은 LG와 잠실 구장을 나누어 쓰는 한 지붕 두 가족이자, 라이벌로 꼽힌다. 두산 출신인 유희관이 LG의 유니폼을 입고 LG를 응원하는 모습이 전해지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소속팀과 상관없이 응원하는 스포츠맨십을 칭찬하며 감격을 공유하기도 했다.

♦︎ 서울 광장 우승 축하 환영회 방안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연고 구단인 LG의 우승을 축하하며 서울광장에서 우승 축하 거리 환영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그간 우승을 향해 피땀을 흘린 선수들과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은 팬 모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며 “서울 연고 팀 기준으로는 2019년 두산 베어스 우승 이후 4년 만의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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