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팬들은 반대표를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에게 청원을 보내고 있다”

미국 ’CBS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팬들은 구단주들이 팀의 라스베이거스 이전 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와 함께 ‘스테이 인 오클랜드’ 상자를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이다. 2012년과 2013년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속해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기도 했다. 월드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구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클랜드 성적이 떨어진 것은 2020년이다. 2020년 기준으로 통산 승률 5할 이하(0.489)를 기록하면서 스몰마켓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 ’머니볼’로 좋은 성적을 냈던 빌리 빈(現수석고문) 단장이 유명하다. 

빈 단장은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구단 오클랜드의 단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현재는 61세로 야구 운영 부사장이자 수석고문을 맡고 있다. 앤드류 프리드먼(LA 다저스), 테오 엡스타인(前시카고 컵스)과 함께 21세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단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영화 머니볼을 보면 알다시피 세이버메트릭스를 활용해 메이저리그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스몰 마켓 구단의 비전을 제시한 인물이다. 그가 혼자 세이버메트릭스를 쌓아 올린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정점을 장식함으로써 완성시켰다. 충분히 위대한 단장 중 한 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빌리 빈 단장이 취임한 후 오클랜드는 16년간 54%에 이르는 평균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캘리포니아 에인절스(現LA 에인절스)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앞선 세 팀이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빅마켓 팀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클랜드가 빛을 본 것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다. 8년 동안 오클랜드는 승률 0.537 이상을 기록했고, 다섯 번의 플레이오프 진출,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102승과 103승을 올렸다. 충격적이게도 이 기간 동안 오클랜드의 총 연봉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0위권 밖이었다. 

2015년 10월 오클랜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던 빌리 빈이 단장에서 물러나 구단의 운영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이것이 오클랜드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빈 단장은 데이비드 포스트 부단장에게 단장 자리를 넘기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오클랜드는 망가지기 시작했다. 2016년 시즌 승률 0.426으로 AL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으며 2017년에도 꼴찌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2018년에는 AL 와일드카드 2위를 차지하며 모처럼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9년에도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2년 연속 탈락했다. 2020년에는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올랐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무너지며 챔피언십시리즈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오클랜드가 꼴찌팀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2021년부터다. 2021년 오클랜드는 86승 76패로 AL 서부지구 3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 무대와 멀어졌다. 2022년에는 60승 102패로 아예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모습을 보여주고 시작했고, 2023년에는 50승 112패로 지난 시즌보다 더 좋지 않은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문제는 오클랜드 홈구장인 링센트럴 콜리세움에 있다. 오클랜드는 오클랜드시의 막장 치안과 개선의 여지가 없는 구장 시설로 인해 연고지 이전 혹은 구장 신축이 늘상 화두였다. 이전까지 프런트와 시당국은 연고지 이전 문제를 가지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구단은 이전부터 여러 번 오클랜드를 탈출할 기회를 노렸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렇다고 시즌을 포기하기는 어려우니 일단 2014년 7월에 오클랜드 콜리시엄의 10년 연장 사용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롭 맨드레드 커미셔너가 취임한 이후 라스베이거스에 신규 구장 부지매입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동의를 받아 네바다주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오클랜드 시장과 시의원이 캘리포니아 주민을 동원해 부결을 요청했지만, 오클랜드는 라스베이거스에 신축 구장을 짓겠다고 엄포한 상황이다. 

신축구장은 202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7년에 입주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1968년 캔자스 시티에서 연고 이전을 한 이후 시리즈의 정점이었던 1989년 월드시리즈 우승, 2002년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 전설 등을 포함한 57년의 역사를 오클랜드와 함께한 구단은 제대로 된 지원도, 팬들을 위한 치안 문제 개선도 하지 못한 채 연고지를 이전하게 됐다. 

이에 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CBS 스포츠는 ”오클랜드 팬들이 구단주들이 오클랜드가 라스이거스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는 표를 던질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와 함께 ”STAY IN Oakland’라는 구호를 만들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 팬들은 애슬레틱스가 오클랜드에 머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그렇다. 오클랜드는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떠나보낸 후 마지막으로 남은 프로스포츠 팀이었던 애슬레틱스까지 떠나보내게 된다면 이제 프로리그 팀이 하나도 없는 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오클랜드 시에서 태어난 토박이 출신 오클랜드 팬들은 구장을 방치한 오클랜드 시당국보다 돈은 돈대로 가져가면서 구단 투자에 인색한 구단주 존 피셔를 비롯한 애슬레틱스 프런트를 향해 오클랜드에 남으라며 격렬하게 시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그라운드를 떠난 트레버 메이 역시 구단주를 향해 “빨리 구단을 팔아야 한다. 나도 ‘SELL SHIRT(오클랜드 팬이 제작한 구단 매각 요구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뿐이다. 엄마, 아빠 돈은 다른 곳에서 사용해라”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오클랜드는 현재 피셔 구단주와 암흑기를 걷고 있다. 지난해 ‘포브스’가 추정한 피셔 구단주의 재산은 24억 달러(약 3조 2589억 원)지만 오클랜드의 페이롤은 5900만 달러(약 801억 원)에 그치고 있다.

오클랜드가 오클랜드 시를 떠난다면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머니볼’의 기적은 이제 머리 속에서 지워질 것이다. 오클랜드 역시 고민을 잘 해야 하는 부분이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이전한다고 해서 더 좋은 성적이 나오거나, 더 많은 팬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팬들이 구단 연고지 변경에 대한 반대 의견을 던지고 있다./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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