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동반 수익 ‘턴어라운드’…체질 개선 신호탄”

정용진 부회장, 이례적 9월 조기 인사 단행…분위기 쇄신하고 체질 개선 속도

새선장 한채양 대표, 내년부터 외형성장·경영효율화 속도낼 듯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국내 유통 공룡 이마트[139480]가 ‘본업’에서 3개 분기만의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기 인사를 통해 새 수장을 앉히고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기치를 내건 이마트가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질지 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6% 감소했다.

매출은 7조7천96억원으로 2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신세계건설의 부진이 컸다. 신세계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51억원이나 줄어 이마트 계열사 가운데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이마트 연수점 찾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연수점 찾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새로 단장한 수산물 판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5.3 tomatoyoon@yna.co.kr

다만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전문점을 뼈대로 한 이마트 별도 영업이익은 1천10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 (52억원) 늘어나 시선을 끌었다.

이마트가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마트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91.6% 급증한 813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643억원으로 29.9%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3분기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마트는 이를 두고 “본업 경쟁력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자평했다.

이마트에서는 2020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노후 점포 리뉴얼 작업이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마트는 ‘고객의 시간을 선점하자’는 콘셉트 아래 작년까지 36개 점을 재단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8개 점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미래 성장의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인 고객 수 증가로 이어졌다.

할인점의 경우 지난 2분기 고객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5.5% 늘어난 데 이어 3분기에도 5.8% 증가세를 달성했다.

이마트 측은 “고객 수 증가는 향후 추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킨텍스점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마트 킨텍스점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리뉴얼 매장의 실적 개선 효과도 뚜렷하다.

지난 7월 종합 쇼핑몰 형태로 새로 단장한 ‘더 타운몰 킨텍스점’의 경우 리뉴얼 개장 이후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했다.

특히 미래 소비 주체인 10∼30대 젊은 고객 비중이 기존 26.8%에서 31.7%로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을 뒷받침하는 온라인 유통 사업군 역시 비용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지속해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G마켓의 1∼3분기 영업손실액을 525억원에서 322억원으로 38.7%, SSG닷컴도 893억원에서 646억원으로 27.7% 각각 줄였다.

G마켓의 경우 올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이마트의 실적 개선 행보가 내년부터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마트 새 수장인 한채양 대표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마트 새 수장인 한채양 대표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마트의 미래 청사진을 고심해온 정용진 부회장은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이례적인 ‘9월 조기 인사’를 통해 지난 4년간 이마트를 이끈 강희석 대표를 내보내고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새 대표로 앉혔다.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한 대표는 이마트 외에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까지 동시에 이끌게 됐다. 오프라인 유통 3사를 통합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부회장은 이에 더해 한 대표에게 오프라인 유통 3사와 온라인 자회사인 G마켓·SSG닷컴 간 협업 강화를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전략의 숙제도 맡겼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중단한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해 외형 성장과 동시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러한 전략에 맞춰 이마트는 내년에 최소한 5개 이상의 점포 부지를 확보해 점포 신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마트의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3분기)에 본업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긍정적”이라며 “높아진 고정비에도 전문점 사업부 안착에 따른 이익 증가와 할인점 효율화를 통한 이익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조직 개편 이후 신규 점포 출점, 기존점 리뉴얼, 통합 운영 등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어 변화가 감지된다”며 “통합 매출이 19조원을 웃도는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하나의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원가율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폭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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