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구원, 성수동 건물 옥상에 ‘스마트팜 구축’해 실증

“건물서 버려지는 열과 이산화탄소 활용한 친환경 기술”

“에너지 20%↓, 온실가스 30%↓, 작물 생산성 20%↑”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이 서울 성북구 성수동 한 옥상에 200㎡(60평) 규모로 스마트팜을 구축해 실증에 나섰다. /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 건물의 옥상층. 아침 최저기온 영하 1도를 기록한 이날 옥상온실에선 채소 종류인 오크라·파프리카·서양가지가 자라나고 있었다. 건물에서 버려지는 열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고 옥상에 내리쬐는 햇빛을 조절해 작물을 만드는 옥상온실 모습이다.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무탄소연료발전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건물 일체형 옥상온실은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서 유휴공간인 옥상을 활용해 인근 식당의 식재료와 각종 작물 등을 재배할 수 있다”며 “특히 건물에서 버려지는 열과 이산화탄소를 활용·제어해 에너지 20% 절감, 온실가스 30% 감축, 작물 생산성 20%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작물에 물과 비료가 담긴 양액기(흰색줄)가 꽂혀 있는 모습. / 사진=김인한 기자

기계연 연구진은 2021년 5월부터 200㎡(60평) 규모 ‘건물 일체형 옥상온실’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 예산 총 368억9000억원을 투입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계연을 포함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쉘파스페이스, 두산퓨얼셀파워, 우원엠앤이, 삼중테크 등 6개 기업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날 개장식을 시작으로 빌딩-스마트팜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기술 등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옥상온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액티브 에너지 교환기술’을 활용한다. 버려지는 건물의 에너지와 온실 에너지를 통합 제어하고, 식물 성장에 필요한 열과 이산화탄소 등을 교환하는 기술이다.

식물은 빛을 이용해 양분을 스스로 만드는 ‘광합성’을 한다. 빛 에너지를 받은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탄수화물과 산소를 생산해 자라난다. 광합성 초기엔 빛에 의존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광합성이 활발해진다. 옥상온실은 버려지는 이산화탄소와 자연의 빛 에너지로 광합성을 극대화한다.

빛이 없는 저녁에도 LED(발광다이오드) 조절과 양액 공급 등을 통해 작물을 재배 중이다. 특히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감지 센서 등을 활용해 식물 성장 최적환경을 만들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구내 보급·확산을 위해 옥상온실 표준설계를 받겠다는 목표다.

이상민 책임연구원은 “기계, 에너지, 건축, 농업 기술이 접목된 건물통합형 옥상온실 기술은 도시농업을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건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미래 융합기술”이라며 “국내 최초 모델을 서울 도심 건물에 성공적으로 실증해 옥상온실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다중 분산발전 기반 옥상온실형 스마트 그린빌딩 융복합 시스템 개발·실증’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빛이 없는 저녁에도 LED(발광다이오드) 조절과 양액 공급 등을 통해 작물을 재배 중이다. / 사진=한국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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