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날 교육 공무원들이 단체로 관광성 연수를 떠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능 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경향신문은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 맞춰 전남의 한 교육지원청 공무원들이 단체로 관광성 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교육행정력이 총동원되는 가장 중요한 시험이 진행되는 때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공무원들이 자리를 비운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보도에 따르면 전남 영광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의 행정직 공무원 18명은 15일 오전 경주와 부산 등지로 2박 3일 일정의 단체 연수를 떠났다. 108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계획은 지난 9일 수립됐다.
연수 취지는‘청렴문화 확산 및 역사 안보의식 고취를 통해 직무 역량 강화’다. 하지만 일정 대부분은 유명 관광지 방문이라고 한다.
첫날인 15일 경주 엑스포공원과 첨성대를 찾는다. 둘째날인 16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책방과 대형 가구점 이케아에 간다. 17일에는 국립부산과학관과 봉하마을을 방문한다.
공무원들이 연수와 관련해 토의 등을 하는 시간은 15일과 16일 저녁 시간에 식사를 겸해 진행하는 2～3시간의 ‘분임토의’가 전부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수험생들의 공정성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이 총동원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공무원들이 단체 연수를 간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정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전남지부장도 “수능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응원하는 사안이자 학생과 학부모의 노력이 결과물로 나타나는 자리인데,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할 공무원들이 연수를 간다며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들이 연수를 떠난 영광에는 공립 4개교와 사립 2개교 등 모두 6곳의 고등학교가 있다. 수능을 보는 수험생은 312명이다. 영광고, 해룡고 2곳에 고사장이 마련됐다.
보도가 나오고 논란이 일자 전남도교육청은 연수를 취소하고 공무원들을 복귀시켰다. 수능날 연수는 문제가 있다고 인정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