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가운데 이번 연도 ‘필적 확인 문구’는 무엇이었을까.

이목 사로잡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필적 확인 문구’. / 뉴스1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양광모 시인의 ‘가장 넓은 길’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이 열네 글자가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로 사용됐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문제지. 눈길 끈 ‘필적 확인 문구’. / 뉴스1

필적 확인 문구란 시험의 답안지에 자필로 기재하여 사후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본인 확인용으로 사용하는 특정한 문구를 의미한다. 필적을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손꼽힌다.

필적 확인란이 도입된 계기는 2004년 말 치러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논란 때문이다. 당시 수능 시험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해 적발된 사람만 3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이에 다음 해부터 도입된 전자기기 압수·필기구 일괄 제공 등 엄격해진 부정행위 방지 조치가 시행됐고, 필적 확인 문구가 그 조치 중 하나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능출제위원들이 직접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요소가 충분히 담긴 문장 중에서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문구를 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국어 문학 작품에서 필적 확인 문구를 가져오기에 수험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문구들이 대다수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영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 뉴스1

여러 필적 확인 문구들 중에서도 유난히 호평을 받는 문장들이 있다. 2018년도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에서 사용된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 시인 ‘편지’ 中),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나태주 시인 ‘들길을 걸으며’ 中) 등이 그러하다.

역대 수능 필적 확인 문구들을 모아봤다.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2006학년도 / 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2007학년도 / 정지용 ‘향수’)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2008학년도 / 윤동주 ‘소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2009학년도 / 윤동주 ‘별 헤는 밤’)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2010학년도 /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2011학년도 / 정채봉 ‘첫 마음’)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2012학년도 / 황동규 ‘즐거운 편지’)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2013학년도 / 정한모 ‘가을에’)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2014학년도 / 박정만 ‘작은 연가’)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2015학년도 / 문태주 ‘돌의 배’)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2016학년도 / 주요한 ‘청년이여 노래하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2017학년도 / 정지용 ‘향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2018학년도 / 김영랑 ‘바다로 가자’)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2019학년도 / 김남조 ‘편지’)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2020학년도 / 박두진 ‘별밭에 누워’)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2021학년도 / 나태주 ‘들길을 걸으며’)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2022학년도 / 이해인 ‘작은 노래 2’)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2023학년도 / 한용운 ‘나의 꿈’)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2024학년도 / 양광모 ‘가장 넓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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