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저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취재진을 향해 두번 손을 들어 인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회담장인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 들어가기 전과 약 4시간에 걸친 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면서다. 다소 ‘무뚝뚝한’ 시 주석으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첫번째는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두번째는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시진핑 주석,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전후 손 들어 인사, ‘기대감’ ‘만족감’ 표시 해석
중국 관영매체, 회담 결과 긍정 평가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놨다.

신화(新華)통신은 “지구는 중·미 양국을 수용할 수 있고, 양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의 기회”라며 “중·미 관계의 앞날은 밝다”고 한 시 주석의 모두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강경 논조의 환구시보는 미국이 회담 장소로 1917년 건축돼 역사유물 보존 장소로 정해진 ‘파일롤리’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이런 안배는 중·미 정상회담이 결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한 ‘부설 양자 행사’나 ‘곁다리(場邊) 회담’이 아니라, 별도의 공식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10번 만난 ‘라오펑유’ 바이든-시진핑, 군사 대화 재개·펜타닐 협력 합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들이 각각 부통령·부주석 때인 12년 전 첫 만남을 언급하면서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회담 전 8차례 만났다. 이번이 10번째인 셈이니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는 것을 단순히 ‘외교적 수사’라고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제1 순위 의제 항목(Top agenda item)’으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이 중단한 군대군(軍對軍) 대화 재개와 미국 사회의 최대 문제 중 하나인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문제 해결 협력에 합의한 것은 ‘라오펑유’ 관계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합의엔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을 경계하는 두 정상의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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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AP·연합뉴스

◇ 대만 문제 기존 입장 재확인…NYT “북한 문제 논의 않고, 이란 문제 합의 없어”

두 정상은 미·중 간 외교 사안 중 가장 큰 이슈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갈등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미·중 협력 시대보다 훨씬 많은 무기를 보유한 북한 문제에 관해 논의하지 않았고,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시 주석을 설득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도 즉각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을 강조했다”고 했지만 논의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 경쟁에 인식차…바이든, 경쟁 강조…시진핑, 협력 강조

하지만 두 정상은 양국 간 군사·경제 등 패권 경쟁을 놓고는 인식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이 분쟁·충돌로 비화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중·미 경쟁이 양국과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구는 중·미를 다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을, 시 주석은 ‘협력’을 각각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적이 절실하고, 시 주석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이렇다 할 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 NYT “공동성명 없이 가장 공격적인 행동에 관해 간략히 논의”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재난을 촉발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행동에 관한 간략한 논의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NYT의 평가가 이를 반영한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자신의 취임 후 시 주석과의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했지만 발표한 합의는 소소한 것(modest)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약속은 계속 대화하고, 위기 상황에서 전화를 받기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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