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관계는 어떤 변화를 거쳤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정상 회담을 앞두고 있다.

논의될 만한 까다로운 사안이 가득한 중요한 회의다. 무역,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대만 등이 언급되리라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각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어떤 성과를 바라고 있을까. BBC 특파원들의 평가를 들어봤다.

시 주석이 원하는 바는?

스티븐 맥도넬 기자의 분석

BBC

지난 12개월간 시 주석은 국내 정치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중 관계를 좀 더 차분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인상만 풍길 수 있다면 시 주석은 꽤 만족할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로서 시 주석은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지만, 그조차도 압박감은 느낀다. 특히 여러 번 잡음이 지나간 현재, 확실하게 대중의 마음을 얻을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에 있어 발화점이 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에 이 두 정상이 어떤 주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미국의 대만 지원, 특정 신기술에 대한 차단 조치 등이 모두 의제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시 주석에게 가장 중요한 건 국내 상황이다. 중국 언론을 통해 자신은 미국에 강하게 나가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외교부장과 국방부장 등 올해 시 주석이 임명했던 고위급 인사 중 2명이 별다른 이유 없이 해임됐다. 직접 발탁한 인사를 해임한 것으로 봐 시 주석의 판단력이 흐려진 모습이다.

아울러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 장성들이 숙청되며 핵미사일 담당자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됐다. 시 주석이 왜 정에 핵 부대 최고위층을 물갈이했는지는 소문만 나돌 뿐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공산당 고위급에선 무언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모든 사태 이전엔 소위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도 있다. 지난해 말 시 주석은 그동안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작스레 폐지했다. 시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엄격한 방역 조치를 중단하라는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하면서부터였다. 그렇게 제한 조치가 풀리며 바이러스는 폭발적으로 퍼져나갔고,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한때 폭주 기관차처럼 잘 나가던 중국의 경제는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기록, IT 부분 해고, 부동산 위기 등으로 몸살을 앓으며 머뭇거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초강대국과의 관계 개선 소식은 조금도 나쁠 게 없다. 오히려 이를 통해 중국의 무역 규모가 늘어난다면 꽤 괜찮은 소식이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는 바는?

사라 스미스 에디터의 분석

BBC

우선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큰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양국 관계가 크게 개선되리라는 기대는 현실성이 없다. 그저 이 관계가 더는 나빠지지 않도록 확인하고 노력하겠다는 목표다. 신문 1면을 달굴 극적인 소식이나 협정 등은 없을 것이며, 매우 구체적인 결과 또한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정상회담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선 만약 이번에 두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상태로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면 된다. 양국이 어떻게든 충돌해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늘어가고 있는 이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그 어떠한 도발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길 바란다고 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려는 중국의 그 어떠한 움직임도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할 것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군사 통신선을 다시 잇고자 할 것이다. 양국 장성 간 대화는 오해가 자칫 위험한 발화점으로 번질 위기를 막는 데 중요할 수 있다.

지난 2월 미국이 중국 측 스파이 풍선을 격추한 후 중국은 미 국방장관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 쟁점은 단연 대만 이슈이다.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군사 통신을 끊었다. 게다가 미 국방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핵무기 보유량을 매우 늘리고 있으며, 이 지역의 미군을 저지하고자 점점 더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대만을 둘러싼 양국 관계 악화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에선 일종의 승리로 여겨질 수 있다.

한편 경제와 무역 이슈도 있다. 일례로 미국은 현재 특정 반도체 신기술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미 당국은 중국에서 만든 펜타닐 마약이 자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불만을 품고 있으며, 중국이 내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불만도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외교 문제를 다뤄본 경험과 각국 지도자들과 개인적으로 쌓아온 친분 덕에 자신이 국제사회의 긴장도를 낮출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번 회담은 실제로 그런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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