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시스템 구축 해법 있는지 의문”

중소형사, 자금력 불출분…시간 촉박

공론화 통해 최종안에 의견 반영 기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매도 제도 개선이 충분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까지로 정한 한시적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가운데 시스템 구축 등 전산화 관련 현실적인 기술적 문제 등이 연장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16일 당정이 제시한 공매도 제도 개선의 방향성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하며 개선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밝히면서도 내년 6월 말까지인 금지 기간 내에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 개선이 100%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것이 공매도 전산화 이슈다. 정부와 여당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제도 개선안 중에는 기관투자자 내부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및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화가 포함돼 있다.

국내법상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공매도 전산화를 통해 외부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차단하는 시스템까지 구축이 가능한지를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전산화를 두고 기술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구현이 가능할 지에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이 존재한다. 공매도 거래가 여러 투자 주체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시스템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는데다 거래 내역마다 투자 주체를 분리해야 파악이 가능해 시스템적으로 구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시스템 구축은 이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는 “(공매도를 실시간 차단하는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구축이 불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당국이 현재 이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공매도 전산화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사들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산화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하고 있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제시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국이 짧은 기간 내 도입을 제시하면 대형사에 비해 자본력이 떨어지는 중소형사는 현실적으로 이를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은 전산화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가능하면 최선의 노력을 해서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제도 개선 사항이 충분하지 않으면 연장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적인 공매도를 없앨 근본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이번에 공매도 제도 개선에 나선 만큼 시간을 충분히 갖고 현실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당정이 의견수렴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최종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기로 한 만큼 업계 의견도 충분히 들어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공론화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업계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이를 최종 제도 개선 방안에 반영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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