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사옥/사진=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사옥/사진=KB금융그룹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올해 ‘리딩뱅크’ 탈환이 유력해진 KB국민은행의 수장 이재근 행장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다음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체제의 본격 출범과 함께 계열사 CEO 인사가 뒤따를 전망인데 과연 이재근행장이 연임 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높다.

일단 업계에서는 첫 임기에 KB국민은행 실적 개선을 진두지휘했고 리딩뱅크 탈환에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양종희 체제에서 리딩금융 입지를 굳히려면 은행의 안정적 성과가 절대적인 만큼 현 체제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당수 금융지주가 회장 교체 이후,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은행장을 교체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과감한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양 회장 내정자의 리더십을 감안할 경우 은행은 물론 상당수 계열사 CEO의 변화도 예상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양종희 회장 내정자의 취임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 인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사는 연말 계열사 인사를 앞두고 소위 지주사 회장이 위원장이 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등을 이르면 하반기부터 가동하기 시작한다. 이미 윤종규 현 회장 체제에서 관련 작업이 꾸준히 진행된 가운데, 올해 계열사 CEO 인사의 최종 결정은 양종희 회장의 손에서 이뤄지게 된다.

윤종규 회장 또한 최근 진행한 퇴임 간담회에서 “저의 역할은 새 회장이 선임된 이후에도 계열사가 더욱 단단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임기 마지막까지 운영 체제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이후 결정과 권한은 양 내정자의 몫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7일 진행된 임시 주총에서 발언하고 있는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 사진=KB금융 유튜브 캡쳐.
17일 진행된 임시 주총에서 발언하고 있는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 사진=KB금융 유튜브 캡쳐.

닻 올린 양종희호, 관심은 계열사CEO 면모 

일단 양종희 회장의 공식선임은 주주들의 압도적 찬성 속에 통과됐다. 이날 오전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최종 선임 안건 등의 처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 약 90%의 찬성률로 양종희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KB금융 내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왔고, KB손해보험 인수 및 안착 등 남다른 성과로 능력을 입증한 만큼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대다수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이미 찬성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최대 주주’ 국민연금을 비롯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라스루이스 등도 양종희 내정자의 회장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선임 안건이 통과된 양종희 차기 회장은 윤종규 현 회장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일의 이튿날인 21일 공식 취임식을 진행한다. 이미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최종 후보로 낙점받은 지난 9월 이후, 꾸준히 인수인계 작업을 가져온 만큼 양 회장 내정자 역시 취임식 이후 곧바로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 취임과 더불어 첫 번째 임무는 연말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사 CEO인사다. 현재 KB금융그룹 계열사 11곳 중 9곳의 대표이사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주요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KB증권(박정림·김성현) △KB손해보험(김기환) △KB국민카드(이창권) △KB자산운용(이현승) △KB캐피탈(황수남) △KB부동산신탁(서남종) △KB저축은행(허상철) △KB인베스트먼트(김종필) 등 총 9개 계열사에서 10명의 CEO의 임기가 올해 끝난다.

통상적으로 계열사 CEO의 경우, 큰 악재가 없는 한 소위 ‘2+1’ 임기를 보장받아왔다. 최초 2년 임기 이후 1년 추가 연임하는 내용인데, 다만 지주사 회장 교체 등 리더십 변화 과정에서는 이같은 공식이 깨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리더십이 교체됐다 하더라도, 내부 안정을 위해 급격한 인사 변화는 가급적 지양하는 분위기가 컸다”며 “KB금융 역시 비교적 은행, 비은행 구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라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에서 다섯 번 째). / 사진=KB국민은행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에서 다섯 번 째). /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 연임에 ‘관심 집중’

양종희 체제 속, 첫 계열사 CEO인사 가운데 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역시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교체 여부가 사실상 다른 계열사 CEO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이재근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말 종료된다. 지난해 허인 전 행장(현 부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이후 첫 번째 2년 임기다.

일단 성과 등의 핵심 평가 요소를 고려하면 이 행장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장 높은 99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의 성장세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소위 ‘이자 장사’ 논란 속에 상당수 은행들은 비이자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수수료수익은 8661억원으로 전년 동기(8263억원) 대비 4.8%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 상반기 실적을 합친 3분기 누적 순익 규모에서도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가져갔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현재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2조7664억원)과는 약 900억원 차이다. 타 행 대비 높은 순이자마진(NIM), 7조원을 넘어선 누적 이자익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하나은행에게 빼앗긴 연간 리딩뱅크 왕좌 탈환도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환경교육 협력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KB국민은행 환경교육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KB국민은행.
환경교육 협력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KB국민은행 환경교육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KB국민은행.

‘2+1’ 임기 적용될까

업계에서는 이재근 행장 취임 이후, KB국민은행의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기존 2년 임기 이후 사실상 보장되는 ‘1년’ 연임이 이 행장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장이 교체될 경우, 자칫 양종희 체제의 시작부터 안정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연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양 회장이 은행장 교체라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다. 은행이 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양종희 차기 회장과 합을 잘 맞출 수 있는 소위 ‘양종희의 복심’을 앉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회장이 바뀐 다른 지주사들이 모두 은행장을 바꿨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 회장 취임 전후로 당시 이원덕 행장은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나금융 또한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첫인사에서 당시 박성호 하나은행장(현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승열 현 행장이 취임했다.

신한금융 또한 올 초 인사에서 정상혁 현 행장으로 은행장이 교체됐는데, 이는 진옥동 당시 은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된 데 따른 인사였다는 점에서 타 사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물론 과거 양종희 회장 내정자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과감한 변화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지주사 회장으로서 단행하는 인사의 무게가 계열사 대표 당시와는 다른 만큼 안정 속 소폭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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