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며느리가 만든 요리 먹은 뒤…시부모와 일가족 3명 숨졌다
2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이 에린 패터슨의 자택을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딸처럼 아끼던 며느리가 대접한 요리를 먹고 시가 식구 3명이 숨진 사건이 호주에서 일어났다. 남편과 별거 중이었던 여성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2일(현지시간) BBC 등은 지난 7월29일 호주 빅토리아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도했다. 이날 에린 패터슨(49)은 점심을 대접한다면서 전 남편의 가족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70대 시부모는 며느리를 아꼈지만 식사 초대에는 난감해했다. 당시 아들 사이먼 패터슨은 이혼을 원했지만 에린은 두 아이와 가정을 지키고 싶어했다.

시부모는 고민 끝에 동생 부부와 함께 며느리 집을 찾았다. 전 남편인 사이먼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생긴 사정으로 불참했다. 에린이 대접한 요리는 쇠고기를 다진 버섯으로 감싸는 ‘비프 웰링턴’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돌아온 시부모는 당일 밤부터 갑자기 심한 복통을 앓았다. 4명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월4일과 5일 이틀 사이에 3명이 숨졌다. 시이모부는 간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위중했지만 집중 치료를 받아 최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먹은 음식에는 데스캡(아마니타 팔로이드)이라는 독버섯이 포함돼 있었다. 이 버섯에 들어있는 독은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으며 버섯 절반 분량만 먹어도 치사량을 넘어선다.

에린은 경찰 조사에서 독버섯인 줄 모르고 요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사랑했고 두 분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프다”라고 결백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1년 전에도 남편 사이먼은 에린의 음식을 먹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는 결별의 결정적 사유가 됐다. 그럼에도 이혼을 거부하던 에린에게 시부모는 조심스레 이혼을 권유했다. 이로 인해 에린은 시부모에게도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린의 집 벽에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어구와 함께 저주의 말이 가득 적혀 있었다.

경찰은 에린이 독에 중독되지 않은 점과 버섯 구매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수사를 이어갔다. 에린이 2021~2022년 발생한 별개의 살인 미수 사건 3건과도 연계된 것으로 보고 독버섯 성분 검출을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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