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아이메시지(왼쪽)와 일반 메시지(오른쪽)를 보낸 모습 (출처 : apple)

‘아이메시지(iMessage)’는 애플이 2011년 출시한 메시지 앱이다. iOS, 아이패드OS, 맥OS가 설치된 기기 간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다.

아이메시지는 기본 메시지 앱 역할도 겸한다. 상대방이 아이메시지를 쓰지 못할 경우 일반 SMS를 전송한다. 일반 메시지와 아이메시지는 말풍선 색깔로 구별된다. 일반 메시지는 초록색, 아이메시지는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상대방도 아이메시지를 사용한다면 말풍선이 파란색으로 표시되며 몇 가지 추가 기능을 쓸 수 있다. 이미 보낸 메시지를 수정하거나 전송을 취소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메시지를 입력하고 있다면 인디케이터로 알려준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메시지는 사실상 애플 기기만을 위한 서비스다. 그런데 영국 IT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자사 스마트폰으로 아이메시지를 주고받는 앱을 발표했다.

낫싱 챗 (출처 : Nothing)

낫싱 최고경영자(CEO) 칼 페이는 11월 14일(현지시간) 자사 공식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낫싱폰 2로 아이메시지를 주고받는 ‘낫싱 챗(Nothing Chats)’ 앱을 이번 주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낫싱폰에 아이메시지 도입한 이유는? ‘아이폰 못 버릴까봐’

칼 페이는 자사 이어폰 ‘낫싱 이어’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가 대부분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낫싱의 독특한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고 이어폰을 구매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폰 사용자가 낫싱폰으로 바꾸지 않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칼 페이는 아이메시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시중에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텔레그램 등 수많은 메신저 앱이 출시됐지만 아이메시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친구들끼리 메신저로 이야기할 때 아이메시지 사용자를 나타내는 ‘파란 말풍선’이 없으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칼 페이는 낫싱폰을 사용해도 아이폰처럼 파란 말풍선이 표시되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아이메시지를 쓰는 것처럼 보이면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버드가 개발 중인 메시지 통합 앱 (출처 : Sunbird)

낫싱은 ‘선버드(Sunbird)’라는 앱 개발사와 협업했다. 선버드는 아이메시지와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일반 SMS와 MMS 등 다양한 메시지를 한 번에 보는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고 있다. 선버드는 아이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개발하고 낫싱은 앱 디자인을 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낫싱 챗’ 앱이다.

아이메시지 ‘하위 호환’…낫싱 챗이 지원하는 기능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입력 중일 때 나타나는 표시 (출처 : Nothing)

아쉽게도 낫싱 챗은 아이메시지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다. 아이메시지 사용자인 것처럼 파란 말풍선이 표시되고 △1:1 대화 △그룹 채팅 △메시지 입력 중임을 나타내는 인디케이터 △원본 미디어 파일 공유 △음성 메모 기능은 지원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었는지 확인하는 기능이나 메시지 반응과 답장 기능은 아직 이용할 수 없다.

한편 애플은 iOS 16 아이메시지에 전송 취소와 내용 수정 기능을 추가했다. 메시지를 보낸 이후 2분 이내에 전송을 취소하거나 15분 이내에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낫싱 챗도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떻게 안드로이드로 아이메시지를 쓸 수 있을까

선버드는 어떻게 아이메시지를 안드로이드에서도 사용하게 했을까. 소식을 전한 매체들은 기존에 널리 알려진 편법이 응용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이메시지 이용을 위해 맥이나 가상 머신으로 애플 서버를 만들고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방법은 이미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활용되고 있다. 사설 서버를 개설해 아이메시지 기능을 중계하는 안드로이드 앱도 여럿 출시됐다. 선버드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사용자의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한 다음 아이메시지를 주고받아 주는 중계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낫싱 챗 (출처 : Nothing)

일각에서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했다. 낫싱과 선버드가 사용자의 애플 계정을 가로채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칼 페이는 낫싱 챗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개인 정보는 모두 사용자의 기기에만 저장되며, 대화 내용은 종단 간 암호화를 적용해 낫싱이나 선버드에서 열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낫싱 챗 공식 홈페이지에도 선버드 서비스는 전송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서도 메시지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애플이 차단하진 않을까 의문…낫싱·선버드 “그럴 리 없어”

낫싱 챗은 아이메시지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른 사람의 애플 기기를 빌려 자신의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낫싱 챗 (출처 : Nothing)

그동안 일부 소비자가 편법으로 아이메시지를 이용하고 중계 역할을 하는 안드로이드 앱도 출시됐지만 애플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낫싱 챗은 다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다. 낫싱 챗은 2013년 11월 기준 미국·캐나다·유럽에 먼저 출시한 상태다. 칼 페이는 현재 낫싱 챗을 사용할 수 있는 고객 수가 6자리(최소 1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애플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사람이 서비스만 이용하는 모습을 두 손 놓고 구경하는 꼴이다. 향후 낫싱 챗을 비롯한 아이메시지 중계 서비스 고객이 늘어나면 이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칼 페이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낫싱 챗 서비스에 법을 어기는 요소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팀 쿡이 자신의 영상을 보고 낫싱이 하는 일이 애플 내부에도 전달될 게 분명하지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애플이 조치를 취할 리 없다고 자신했다.

선버드 최고경영자(CEO) 대니 미즈라히(Danny Mizrahi)는 “낫싱 챗과 선버드는 애플이 사용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걸 돕는다”며 애플이 자사 서비스를 차단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낫싱 챗 서비스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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