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LG전자 렌털 사업이 한 분기 만에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하며 고속 성장 모드에 진입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 취임 후 전통적인 가전 판매 방식에서 탈피, 구독 경제를 적극 도입한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렌털 사업 매출은 2537억원을 기록,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의 3분기 렌털사업 실적은 사업 개시 이후 첫 분기 매출 2500억원을 돌파한 동시에 종전 분기 최대치였던 올해 2분기(2338억원)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경신한 수치다.

LG전자 렌털사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기별 1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 201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사상 최대치인 233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 전분기 대비 2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LG전자 렌털사업 매출은 7000억원(6885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7% 늘어난 규모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연간으로는 당초 목표했던 10%대 성장을 가뿐히 넘어 해외·서비스 매출까지 포함할 경우 사상 첫 1조원 돌파도 점쳐진다.

LG전자 분기별 렌털사업 매출 현황(자료: 전자공시시스템)

LG전자는 2009년 가전 렌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확장해 왔다. 2020년에는 한국영업본부 직속 조직으로 렌털케어링사업담당을 신설한데 이어 렌털 품목도 2018년 6개에서 최근 19개까지 확대했다.

조 사장 취임 후 렌털 사업 성장 가속도가 붙었다. 조 사장은 지난 7월 미래비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구독 사업’을 꼽기도 했다.

실제 LG전자는 올해 들어 에어컨, 건조기, 세탁기 등 판매단가가 높은 대형가전을 렌털 사업 전면에 내세우며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에 힘입어 대형가전 렌털 계정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렌털 품목 확대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세탁기, 워시타워, 냉장고를 렌털 품목으로 추가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김치냉장고, 무선청소기, 슈케어까지 늘렸다.

3분기 실적 신기록은 7월말 출시한 ‘업(UP) 가전 2.0’ 효과도 한몫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개발한 가전 운용체계(OS)와 칩을 탑재, 손쉽게 기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맞춤형으로 디자인·기능 구현도 가능하다. 세탁, 식자재 구매, 청소 등 6개 외부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구독 모델을 제시했다.

LG전자 렌털 사업은 내년 더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한다. 연말께 에어컨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업가전 2.0’ 품목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 내 공기청정기, 에어컨, 스타일러 등 신규 품목 매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전 수요 회복이라는 호재까지 작용할 경우 렌털 부문이 본격적인 ‘조 단위’ 사업으로 성장, 미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7월 가전 판매를 넘어 구독과 케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선언한 이후 렌털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단기 구독 상품과 업가전 2.0 등으로 2030세대까지 수요가 늘면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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