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감독인 저의 실패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저에게 있다.”
3전 전패라는 쓴맛을 봤지만, 좌절은 필요 없다. 성장 과정에서 더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인한, 교훈을 얻은 대회였다.
변성환 감독이 이끈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부르키나파소에 1-2로 패했다. 김명준(포철고)의 골로 영패를 면했다.
미국에 1-3, 프랑스에 0-1로 패했던 한국은 최소한의 승점이라도 얻어야 했지만,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의 탈락이다. 전패 탈락이 최초라는 점에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따라야 한다.
8강 이상 진출을 목표로 세우며 출발했던 U-17 대표팀이다. 아시아 챔피언십에서는 거침없는 공격 축구를 보여주며 준우승을 차지해 U-17 월드컵에서 보여줄 내용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지만, 골대를 3번이나 강타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변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십부터 꾸려왔던 선발진 중 5명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전체 틀은 갖추고 있었지만, 호흡에서 아쉬웠던 이유다. 그나마 김명준을 비롯해 양민혁(강릉제일고), 백인우(덕영고) 등이 가능성을 본 것은 긍정적이었다.
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3경기 모두 우리가 준비한 걸 보여주지 못한 대회였다”라고 분석한 뒤 “이번 대표팀 결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절대 우리 선수들의 실패가 아니다. 감독인 저의 실패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저에게 있다”라며 모든 것은 지도력이 부족했던 자신이 만든 결과라고 답했다.
16강 좌절로 짐을 싼 한국이다. 반대로 우즈베키스탄, 이란, 일본은 아시아를 대표해 16강에 진출했다. 각각 잉글랜드, 모로코, 스페인을 상대한다. 연령별 대표팀은 실력 이상으로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A대표팀과 같은 기준으로 볼 이유가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최근 10년 동안 치러진 4개 대회에서도 나이지리아(2013, 2015년)가 두 차례 우승했고 잉글랜드(2017년), 브라질(2019년)이 각각 정상에 올랐다. 향후 10년 세계 축구를 이끌 자원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이들 우승한 대표팀이 A대표팀이 나서는 월드컵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는가로 본다면 또 다른 상황으로 이어진다.
결국 얼마나 교훈을 얻어 다음 발전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변 감독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대회에서 같은 공격 중심의 축구를 구사한 것도 결과가 아닌 과정과 선수들의 성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결과만 생각했다면, 짧은 패스로 만들어 가는 방식의 공격 축구가 아니라 ‘선수비 후역습’을 택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결과론은 A대표팀이나 상위 연령대 대표팀에 적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는 “좋은 축구를 하며 결과까지 따랐다면, 선수들의 성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거로 믿는다”라며 대회 경험을 통한 향후 잠재력 폭발로 이어지기를 기대 했다.
전임 지도자인 변 감독도 한국 축구 발전에 통렬한 반성과 리포트로 기여해야 한다. 그는 “대회를 통해 지도자로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지도자,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