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APBC에서 우승한 일본 ⓒ 연합뉴스
▲ 2023 APBC에서 우승한 일본 ⓒ 연합뉴스

▲ 2023 WBC도 전승 우승을 거둔 일본
▲ 2023 WBC도 전승 우승을 거둔 일본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일본 야구가 다시 한번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일본은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리그전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대만(4-0), 한국(2-1), 호주(10-0 8회 콜드게임)를 차례로 꺾었다. 일본은 결승까지 4전 전승 우승을 차지하면서 왜 세계 랭킹 1위인지 입증했다. 

일본은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전승 우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게 올해를 시작했다. WBC에는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등 메이저리거를 비롯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는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최정예 전력을 구성해 정상을 찍었다. APBC에는 NPB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유망주들로 꾸려 나왔는데 일본 야구의 미래도 여전히 밝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증명했다. 

한일전 8연승 행진도 이어 갔다. 일본은 한국과 프로야구 선수가 맞붙은 대회에서 이날 경기까지 8연승을 질주했다. 2017년 APBC 초대 대회에서 예선 1차전 8-7 승, 결승전 7-0 승리를 거뒀고, 2019년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10-8 승, 결승전 5-3 승을 기록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서는 5-2로 한국을 꺾었고, 2023년 WBC 1라운드에서는 13-4로 한국을 완파했다. 이번 대회 2차례 한일전에서도 모두 웃으면서 일본은 계속해서 한국에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남았다.  

일본은 예고한 대로 우완 이마이 다츠야(25, 세이부 라이온스)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이마이는 세이부의 주축 선발투수로 올 시즌 19경기에서 10승5패, 133이닝, 평균자책점 2.3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APBC 대표팀에 승선했다. 최고 159㎞에 이르는 강속구가 주 무기인 투수로,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나 제구가 약점이다. 이마이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 61개를 내준 투수였다. 

선발 라인업은 후지와라 교타(지명타자)-고조노 가이토(유격수)-모리시타 쇼타(좌익수)-마키 슈고(1루수)-사카쿠라 쇼고(포수)-만나미 쥬세이(우익수)-가도와키 마코토(2루수)-사토 데루아키(3루수)-오카바야시 유키(중견수)로 짰다. 

▲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츠야 ⓒ 연합뉴스
▲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츠야 ⓒ 연합뉴스

▲ 한국 타선을 이끈 4번타자 노시환 ⓒ 연합뉴스
▲ 한국 타선을 이끈 4번타자 노시환 ⓒ 연합뉴스

선발투수 이마이의 제구 약점은 한국과 결승전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마이는 4이닝 동안 무려 77구를 던질 정도로 제구가 흔들려 투구 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의 구위 자체는 좋았지만,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다 보니 직구의 위력도 떨어졌다. 이마이는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3회초 한국에 선취점을 내주는 장면은 일본답지 않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두타자 김혜성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다음 타자 김도영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1루수 마키가 포구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무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다. 탄탄한 수비 짜임새를 자랑하는 일본에서 나왔다고 믿기 힘든 실책이었다. 

이마이는 무사 1, 2루 볼카운트 1-2에서 윤동희에게 시속 154㎞ 강속구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잘 돌려세웠다. 그러나 한국 4번타자 노시환에게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0-2 선취점을 빼앗겼다. 이마이는 꾸역꾸역 4회까지 버텼으나 조기 강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은 5회부터 계속해서 좌완 불펜을 올려 한국 타선을 제압하고자 했다. 한국 타선이 지난 17일 일본과 리그전을 치를 때 좌완 선발 스미다 지히로에게 고전했던 기억을 꺼낸 듯했다. 스미다는 7이닝 77구 3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 일본 좌완 네모토 하루카 ⓒ 연합뉴스
▲ 일본 좌완 네모토 하루카 ⓒ 연합뉴스

▲ 일본 좌완 기리시키 다쿠마 ⓒ 연합뉴스
▲ 일본 좌완 기리시키 다쿠마 ⓒ 연합뉴스

이바타 감독의 전략은 통했다. 좌완 네모토 하루카가 3이닝 45구 1피안타 무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한껏 달아올랐던 한국 방망이에 찬물을 끼얹었고, 8회에는 또 다른 왼손 기리시키 다쿠마가 등판해 1이닝 16구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사이 일본 타선은 한 점씩 차근차근 따라붙었다. 5회말 2사 후 마키가 한국 선발투수 곽빈에게 좌월 솔로포를 뺏어 1-2로 따라붙었다. 비거리 120m에 이르는 대형 홈런. 마키는 이 홈런을 선취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던 실책을 만회했고, 조금은 얼어 있던 일본 타선도 깨웠다. 

6회말에는 또 만나미가 일을 냈다. 만나미는 지난 17일 한국전에서 일본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 솔로포를 쳤던 타자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만나미는 한국 2번째 투수 최승용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뺏으면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도와키 마코토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고, 사토 데루아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만나미를 불러들여 2-2가 됐다. 

▲  한국을 가장 괴롭힌 일본 타자 만나미 쥬세이 ⓒ 연합뉴스
▲ 한국을 가장 괴롭힌 일본 타자 만나미 쥬세이 ⓒ 연합뉴스

▲ 마키 슈고의 홈런에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 연합뉴스
▲ 마키 슈고의 홈런에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 연합뉴스

연장 10회까지 한국이 잘 맞섰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결국 일본이었다. 한국은 10회초 무사 1, 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첫 타자 김도영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2사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김도영은 2차례 번트에 실패한 뒤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윤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2-3으로 달아낫으나 안심하긴 어려운 점수차였다. 

일본은 10회말 무사 1, 2루 승부치기에서 대타 고가 유토가 깔끔하게 희생번트에 성공하면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한국은 마키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면서 1사 만루를 만들었는데, 사카쿠라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3-3 균형을 맞췄다. 2사 1, 2루에서 한국은 다시 한번 만나미를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가도와키와 승부를 선택했는데 가도와키가 좌전 끝내기 적시타를 쳐 4-3 승리를 이끌었다. 

연장 10회까지 접전을 펼쳤고, 한국도 끝까지 일본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 한 점을 더 얻는 야구를 펼친 일본이 웃었다.

▲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 ⓒ 연합뉴스
▲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 ⓒ 연합뉴스

▲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 연합뉴스
▲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 연합뉴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