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KBO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40~50홈런도 가능할 것”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4로 아쉽게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APBC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중요하지 않은 대회는 없다. 하지만 24세 이하와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유망주들에게 ‘국제대회’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APBC. 대회 취지에 맞게 소득은 확실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승선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출전했는데, 2개 대회 연속 좋은 활약을 펼치며 향후 프리미어12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문동주(한화)와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최지민(KIA)은 물론 윤동희(롯데), 김주원, 김형준(이상 NC) 등 수많은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는 단연 노시환이었다. 올해 타격에 제대로 눈을 뜨기 시작한 노시환은 향후 열릴 국제대회에서도 ‘4번 타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를 통해 ‘실력’으로 증명했다.

올해 그야말로 잠재력이 만개했다. 노시환은 지난 2019년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좋은 활약을 펼쳐왔다. ‘특급유망주’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활약이었으나,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재능을 대폭발시킬 수 있는 마지막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 앞서 ‘발사 각도’를 높이기 위해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노시환의 잠재력이 대폭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

노시환은 올해 초반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데뷔 5년 만에 성인 대표팀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그리고 노시환은 6경기에 출전해 7안타 6타점 타율 0.438(16타수 7안타) OPS 1.140으로 폭주했고, 아시안게임 4연패의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31홈런 101타점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타점왕’과 함께 ‘홈런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노시환은 당연히 APBC 대표팀에도 승선했고,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노시환은 조별 라운드 첫 경기인 호주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일본과 맞대결에서도 안타를 터뜨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결승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대만을 상대로는 1회부터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는 결승타로 연결됐다.

결승전에서도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노시환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일본 에이스’ 이마이 타츠야를 상대로 유격수 키를 넘긴 뒤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리고 연장 10회초에도 안타를 생산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결승전에서 연장 10회초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 등으로 인해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노시환의 임팩트는 분명 엄청났다.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이번 대회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노시환의 엄청난 활약에 ‘풀카운트’ 소속의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기자도 감탄을 자아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2020 도쿄올림픽 시절의 아사무라 히데토./게티이미지코리아2020 도쿄올림픽 시절의 아사무라 히데토./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APBC에서 한국의 4경기를 모두 현장에서 취재한 이 기자는 “역시 한국에서 2관왕(타점왕, 홈런왕)에 오른 선수 다웠다. 호주전에서 끝내기 안타, 대만전에서는 선제 적시타, 오늘(19일)도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다. 이는 국제대회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오늘(19일)은 공이 방망이 끝에 맞았지만, 스윙 속도와 힘으로 2루타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마치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 골든이글스)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이 일본 기자의 설명. 아사무라는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세이부 라이온스의 지명을 받고 데뷔해 올해까지 통산 1805경기에 출전해 1845안타 283안타 1072타점 963득점 타율 0.280 OPS 0.830을 기록 중. 지난 2013년부터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고 있고, 2019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활약한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기자는 “아직 23세에 불과한데, 당장 일본에서 뛰더라도 20~30홈런을 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으로 비유를 하자면 아사무라 히데토와 같은 이미지다. 몸이 더 커진다면, 40~50홈런도 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홈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은 충분해 보인다. 또 마지막에는 밀어서 안타를 쳤는데, 훌륭한 타자라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금의 기세라면 노시환은 향후 프리미어12와 WBC에서도 ‘선배’와 ‘형’들을 밀어내고 4번 타자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대표팀의 ‘4번 타자’ 고민도 동시에 해결될 전망. 노시환은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다. 이번 시즌을 바탕으로 한층 더 성장하겠다. 내년이 더 중요한데,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노시환./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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