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 사진=권광일 기자

[청담=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사실 유틸리티가 엄청 싫었다. 고등학교 때와 프로 시절도 마찬가지로 그때 당시에 ‘나는 유격수만 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강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김하성은 20일 청담 호텔리베라 3층 베르사이유 홀에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하성은 한국인이자 아시아인 내야수 최초로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2루수 106경기, 3루수 32경기, 유격수에서 20경기를 뛰며 OAA +10의 성적을 남겼다.

한편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되기 싫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김하성은 “고등학교 때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3루, 2루, 유격수를 같이 봤다. 프로에서도 마지막 2시즌에선 3루를 나가는 경기가 많았다. 개인적으론 싫었다. 그런데 그 부분들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서 큰 도움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싫었던 감정과 시간이 성장하는데 발판이 됐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하성과 일문일답이다.

Q. 골드글러브 수상 소감은?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되어 저에게 영광이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선수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서 기쁘다.

Q. 골드글러브 2루수가 먼저 발표되고 이후 유틸리티 부분이 발표됐다. 당시 심경은?

2023년에도 유격수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는데 그때는 수상하지 못 했다. (올해) 골드글러브 발표할 때 집에서 자고 있었다. 휴대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서 깼더니 수상 됐다고 해서 유튜브로 확인했다. 직접 보고 있었으면 많이 심장이 뛰었을 것 같다. 자고 있길 잘했다(웃음)

Q. 2루수와 유틸리티 중 어느 부분이 유력하다고 생각했는지?

둘 다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웃음) 개인적으로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하고 싶었다. 2루수도 좋지만 유틸리티라는 것 자체가 예전과 달리 지금은 MLB에서 멀티플레이어에 기대와 가치가 높아졌다. 그래서 유틸리티 부분을 받고 싶었다.

Q. 시즌 앞두고 SD 스쿼드 변화가 있었다. 잰더 보가츠 들어오며 2루수로 포지션이 변경됐는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저에겐 포지션이 가릴 상황은 아니었다. 구단에 ‘포지션보다 출전 시간이 중요하다. 어딜 나가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코치진과 주위 선수들이 도와줘서 2루수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Q. 토미 현수 에드먼과 골드글러브를 경쟁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평소 친분은 있는지?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 에드먼과는 경기 중에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WBC 때는 많이 가깝게 지냈다. 팀이 다르다 보니까 연락은 못 했는데 연락할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줬다. 경기 중에는 저보단 MLB 경력이 있는 선수라 잘하고 있다고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하는 사이다.

Q. 한국과 미국의 수비 방향성 차이는?

야구의 기본은 한미일이 똑같다지만 미국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많이 한다. 맨손 캐치나 백핸드로 잡고 러닝 스로로 이어가는 플레이가 많이 나온다. 한국에선 기본기에 집중했다. 무조건 정면에서 잡아야 했다. 미국에선 원핸드 캐치를 자유롭게 썼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고, 훈련하니 시합 때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 그라운드 상태도 메이저리그가 훨씬 좋았던 건 사실이다. 이런 부분들이 겹치다 보니 한국보다 미국에서 수비가 좋아졌다.

사진=권광일 기자

Q.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야구는) 시즌이 길어 멘탈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박찬호 선배가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줬다. 나는 평생 운동만 하다 보니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냈다. 첫 해 끝나고 큰 실패를 맛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계속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힘들었다. 떨어질 때 감당이 안됐다. 박찬호는 ‘올라간다라기 보단 꾸준히 나아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안되면 멈추고 다시 나아간다는 말이 멘탈적으로 도움이 됐다. 한 시즌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는 플레이를 하자는 다짐이 긴 시즌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됐다.

Q. 2루수, 3루수, 유격수 포지션을 오갔는데 소감은?

사실 유틸리티가 엄청 싫었다. 고등학교 때와 프로 시절도 마찬가지로 그때 당시에 ‘나는 유격수만 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강했다. 고등학교 때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3루, 2루, 유격수를 같이 봤다. 프로에서도 마지막 2시즌에선 3루를 나가는 경기가 많았다. 개인적으론 싫었다. 그런데 그 부분들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서 큰 도움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싫었던 감정과 시간이 성장하는데 발판이 됐다

Q. 개인적으로 어려운 포지션은?

3루수가 어렵다. 일단 타구가 빠르다. 타자가 치는 게 2루수, 유격수보다 각도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포지션을 나가면 엄청 긴장되고 집중력이 필요하다.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할 말은 하나다.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 생각 못 했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영어 공부를 미리 하면 메이저리그를 가지 않아도 삶에 도움이 된다. 이정후와 고우석이 선수들 영어 못하는 것으로 안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영어를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방인이다 보니 우리의 행동에 따라 인정해 주는 게 달라진다.

Q. 국내 주목하는 선수는?

김혜성이 다음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APBC에서 김혜성이 동 나이 때 선수와 다르다고 느꼈다. 김헤성이 성장한다면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될 거라 생각한다. 워낙 성살히고 야구에 열정이 많다. 연락도 자주 온다. 김혜성도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내년 시즌 포스팅으로 알고 있다. 김혜성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Q. 올해부터 마이너 거부권 행사하 수 있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멘탈에 도움이 됐는지?

저는 마이너 거부권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첫해에 엄청 못 햇는데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연봉을 받으면 마이너리그에 내리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큰 의미는 없다. 제가 진출할 당시 선배들이 마이너리그에 갔던 분들이 있었다. 마이너리그에 가면 큰일나는구나 생각해서, 저도 계약할 때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정후도 미국 진출하면 돈을 적게 받고 가지 않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집착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론 마이너 거부권보다 옵트아웃을 넣는 게 맞다고 본다.

Q. 내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에서 한다. 소감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MLB 개막전을 뛸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앞으로도 MLB가 한국에서 대회를 열었으면 좋겠다. 대회 할 때 어린 친구들이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보면 꿈을 키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두 경기를 하는데 한 경기에 안타 하나씩 쳤으면 좋겠다. 팀원들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고 같이 돌아다닐 것 같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귀찮게 하지 않을까.(웃음) 그래도 잘 데리고 다니겠다.

Q. 야구팬들에게 한 마디

처음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고 영광이다. 받을 수 있었던 건 팬분들께서 새벽부터 일어나 응원해 주신 덕분이다 응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동기부여가 되어 열심히 뛸 수 있었다. 내년 시즌에도 다치지 않고 더 많은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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