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계를 대표하는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20일 요청했다. 개정안이 업계의 미래차 전환과 외국인투자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게 KAIA 주장이다.

KAIA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KG모빌리티협동회 등 11개 자동차산업 관련 단체 연합체다.

왼쪽부터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 전병윤 한국전기차산업협회 전무, 유용문 한국자동차연구원 실장, 이택성 현대기아협력회 감사, 강남훈 자동차산업연합회 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고문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 조인우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팀장, 문희석 자율주행산업협회 사무국장, 송현선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선임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KAIA는 건의문에서 “자동차 생산 세계 5위, 완성차 판매 세계 3위를 달성한 자동차산업이 2030년 미래차 3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국회에서는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며,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법 제2조, 3조 개정안이 의결됐다.

KAIA는 “자동차산업은 완성차와 1~3차 협력업체 수천개로 구성되는 복잡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개정 법률은 실질적 지배력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게 되어 1년 내내 교섭 요구와 파업에 대응해야 하고, 사용자성이 모호한 상태에서 교섭 요구를 거부하게 되면 형사책임 부담까지 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1~2개의 부품업체나 일부 공정에서의 파업만으로도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산업 특성으로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이 빈번한 상황에서 법령·단체협약에 대한 해석 등 권리분쟁까지도 쟁의 대상으로 확대된다”며 “이에 따라 상시 파업을 초래하고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훈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가운데)이 건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KAIA는 개정안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책임의 개별화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으로 제한, 사용자가 모든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돼 노조의 불법 쟁의 행위를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남훈 KAIA 회장은 “미래차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노사관계 안정과 노동유연성 확대를 통한 생산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이번 개정으로 노사분규 빈발과 소송 등으로 생산경쟁력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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