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아시아 선수도 할 수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올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그동안 아시아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드디어 깨뜨렸다. 한국 선수 최초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과 함께 아시아 내야수로서도 처음으로 영광을 안았다.

김하성이 이룬 경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본 파워와 운동 신경에서 아시아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하성은 한 포지션도 아니고 여러 곳을 번걸아 잘 맡아 더 고무적이다. 아시아 선수도 강한 어깨와 놀라운 순발력을 기본으로 한 최고의 수비력을 뽐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메이저리그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기쁜 마음을 확실히 드러냈다. 특히 ‘노력’이라는 두 글자에 대한 가치를 아로새겨 눈길을 끌었다. 주요 포지션을 두고 팀 사정상 여러 곳에 서야 하는 현실이 싫었으나,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사실 야구를 하는 동안 멀티 포지션을 하는 것이 엄청 싫었다. 고등학교 때와 프로 무대에서 여러 포지션으로 출전했다. 그때는 싫은 마음이 굉장히 컸는데, 그게 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 몰랐다. 하기 싫었던 감정과 시간들이 성장의 엄청난 발판이 된 것 같다.”

위기를 기회로 살렸기에 최고의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 입단 후 수비에서는 두각을 나타낸 김하성이었지만 타격은 다소 부진했다. 결국 팀에서 여러 수비 포지션 소화 임무를 맡겼고, 이런 상황에 대한 경험이 있었기에 슬기롭게 극복해냈다. 수비가 잘 되니 타격도 살아났다. 올 시즌 수비에서처럼 타격에서도 여러 순번을 오가며 유틸리티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돌려서 보면 매우 어렵고 외로운 길을 걸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출신 내야수들도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했다. 투수와 외야수로서 성공 시대를 연 선수들이 꽤 있었지만, 내야는 정복하기 힘든 벽으로 느껴졌다. 그 벽에 겁없는 신예 김하성이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수비 스페셜리스트에서 공수겸장으로 성장하며 찬사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위상을 생각하면, 괄목상대라는 표현을 써도 될 듯하다. 김하성의 성공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짙다.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물음표를 지웠기 때문이다. 잘 치고 잘 달리고 수비 잘하는 선수라면 대륙과 국적에 상관없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걸 김하성이 확실히 증명해냈다.

[김하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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