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31)가 범행을 부인하는 가운데 피해자 측이 황의조와 피해자가 나눈 통화 내용을 23일 언론에 공개했다.

황의조가 2019년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슛을 날린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피해자 A씨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A씨가 지난 6월 27일 황의조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와 통화의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는 오후 6시 16분쯤 황의조와의 대화와 통화에서 “내가 분명히 싫다고 했잖아”, “영상을 지워달라고 했다”, “싫다고 했는데 (영상이) 왜 아직까지 있는 거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황의조는 ‘내가 하자고 했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답변을 제대로 못하고 얼버무린 것. 피해자가 “불법적인 행동(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자 황의조는 “아 그니까 나도 지금 그걸 최대한 막으려”라며 두루뭉술하게 대답한다.

황의조는 두 시간쯤 뒤인 오후 8시 27분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걸 도난당한 건 내 부주의”라며 “피해가 안 가게 정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황의조의 대답이 이처럼 달라진 이유에 대해 “당시 가해자(황의조)는 이미 변호사를 선임한 상황이고 법률 조력을 받은 것”이라며 “피해자와 (첫 번째) 통화할 때 불법 촬영인 것에 대해서 반박하지 못하다가 다시 연락 와서 불법으로 촬영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황의조는 자신의 사생활이 유출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내 인생이고 내 전부야. 제발 부탁해”라고 말하자 “응. 나도 너보다 더 중요해”라고 말하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그러자 A씨는 “나 진짜 너 원망해. 너 알게 해준 사람도 원망할 거야”라면서 황의조를 원망한다. 황의조는 “너만큼 진짜 걱정 많이 하고 있으니까 해결 잘 할 게”라고 답한다.

축구대표팀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 사건의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이 배포한 입장문에 대해 메신저 대화 등을 공개하며 반박하고 있다. / 뉴스1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기 이틀 전인 6월 25일 황의조는 사생활 폭로 협박을 받았다. 누군가 인스타그램에 황의조가 한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나섰다 경찰은 황의조를 협박한 사람이 황의조 형수인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변호사는 “유포자(황의조 형수)의 구속심사 당시 가해자(황의조)가 지인들과 불법적으로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며 “만일 가해자가 불법촬영물을 공유한 게 사실이라면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범죄피해가 더 있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가해자(황의조)와 영상을 공유했을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피해자가 의심하고 있는 지점이 있다”며 “경찰에서 요청하면 적극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조가 성관계 영상을 보여준 사람이 누구인지 피해자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브리핑을 연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에게 극심한 2차 가해를 더는 묵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황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환은 “피해자가 방송활동을 하는 공인이며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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