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시흥, 권수연 기자) 앞서 인터뷰 1편을 통해 ‘LPBA 막내’ 권발해(19)는 한 시즌을 담담히 되짚었다. 

프로 데뷔 2년 차. 중학교 3학년부터 큐를 잡아 프로선수가 되기까지 만 3년 가량이 걸렸다. 구력이 길지 않아 다듬어야 할 부분도, 정진해야 할 부분도 많다. 파워를 많이 주는 스트로크에서 안정된 샷을 구사하는 길로 방향을 틀었다. 어떤 선수가 될지, 앞으로 어떤 기량을 더 보여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잘 다듬어진 보석같은 스타들과는 궤를 달리 하는, 젊은 선수만의 와일드한 매력이다. 

시흥 소재 한 스튜디오에 화보 촬영을 위해 방문한 권발해는 본지와 약 한 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선수로서의 길’에 대해 크게 복잡한 고민을 거치지 않았다. 

권발해는 “사실 당구장에 몇 번 따라가며 배우기는 했는데, 본격적으로 선수로서의 전향을 생각한 것은 PBA를 티비에서 보고 난 뒤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구를 치고나서 몇 개월 후부터는 PBA에 들어가겠다는 목적으로만 연습을 했어요. 결정적으로는 김가영(하나카드) 선수가 공을 치는 모습을 보고나서부터에요. 되게 카리스마가 있어보였거든요”

첫 지원한 트라이아웃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구력이 2년을 조금 넘은 시점이었다. 대신 와일드카드 자격을 받아 꾸준히 출전하다 기존 정원 탈락으로 인해 정식선수 명찰을 달게 됐다.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앞선 인터뷰를 통해 그는 PBA에서 가장 좋아하고, 챙겨보는 선수가 이상대(웰컴저축은행)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롤모델은 따로 있다.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에스와이)와 함께 ‘4대천왕’ 중 하나로 불리는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이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화려한 기량을 유지하며 세계 3쿠션을 좌지우지하는 예술 당구의 대가다. 

권발해는 브롬달의 탁월한 기교를 좋아한다. 그는 “모순적인 말이긴 한데, (브롬달의 스타일은) 화려한데 화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화려할 때는 화려한데, 정교할때는 엄청나게 정교하다”고 감탄했다. 근본적으로는 달인의 경지에 오를때까지 갈고 닦은 멘탈에 초점을 맞췄다.  

올 시즌부터 성적을 조금씩 올리기는 했지만, 아직은 만족하기 이르다. 프로 최고 성적은 올 시즌 3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만든 16강. 이 벽을 넘어야 한다. 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때문에 그는 주말에도 어지간해서는 쉬지 않았다고.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LPBA 권발해ⓒ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권발해는 “원래는 일요일에도 안 쉬었다. 지금은 너무 안 쉬니까 힘들어서 하루 정도는 쉬는데, 점심쯤 당구장에 출석도장을 찍고 밤 11시가 넘어서 집에 온다. 오후 3~4시까지 연습하고 이후로는 게임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한숨 돌릴만한 취미도 따로 없고, 오로지 당구에만 청춘을 ‘올인’하고 있다. 하루를 겨우 뺀 주말에도 보통 잠을 푹 자두며 체력을 보충한다.

그런 그에게 ‘당구’는 어떤 의미일지를 물었다. 신중하게 말을 고르던 그는 “한만큼 결과를 내는 스포츠”라고 답했다.

“정직한 스포츠인 것 같아요. 운도 따르지만 그건 이미 어느정도 실력이 높은 분들한테 해당되는 말이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는 베이스가 있어야 운도 따라주는 것 같아요”

후일 30, 40세가 되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처음 그대로와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한 그는 다시 스무살의 풋풋한 모습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수줍게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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