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

LG그룹이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했다. 재계에선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임원 인사에서 ‘안정’에 무게를 둬왔던 구광모 회장이 올해 본격적인 ‘변화와 혁신’을 줬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구광모 체제가 완전히 공고화됐다는 분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이번 임원인사는 성과주의와 미래준비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속성장의 긴 레이싱을 준비하는 리더십으로의 세대 교체와 사업경험과 전문성, 실행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들을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1위 사업 달성에 필요한 장기적인 준비를 위해 해당 산업에서 성과를 내고 전문 역량을 갖춘 사업 책임자를 보임해 변화의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를 통해 선임된 최고경영진들은 구본무 선대회장 재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이후 구광모 대표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으며 차세대 경영인으로 지속 육성,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LG는 이날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임원인사를 끝으로 그룹 인사를 마무리했다.

정철동 문혁수 LG디스플레이 이노텍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왼쪽)와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LGD·LG이노텍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CEO)는 유임하게 됐다. LG전자는 세계 가전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B2B(기업 간 거래) 강화 등 돌파구를 마련하며 호실적을 내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전장사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된다. 조 CEO는 내년에는 LG전자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주력할 전망이다.

LG전자에서는 2명의 사장 승진을 단행했다. 이들은 미래 모멘텀 강화에 중책을 맡는다.

박형세 신임 사장과 정대화 신임 사장은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 신임 사장은 콘텐츠·서비스 혁신을 통해 TV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제품(하드웨어) 중심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정 신임 사장은 스마트팩토리 사업화 기반을 구축해 미래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고 생산성 혁신 및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요소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업계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회선 수 기준으로 처음으로 2위에 올라서는 등 디지털전환(DX)과 B2B 사업 강화의 결실을 내고 있는 LG유플러스의 황현식 CEO도 연임이 결정됐다.

◇ 승진규모 139명…신규 임원 97% 1970년대생

전체 승진규모는 지난해 대비 축소된 총 139명(전년 160명), 그 중 신규 임원은99명(전년 114명)이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이며 1980년대생 임원 5명 등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이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이다.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1명의 R&D 인재가 승진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한다.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전년 196명)으로 확대됐다. ABC(AI·Bio·클린 테크) 16명, 소프트웨어(SW) 8명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24명의 R&D 인재가 승진했다.

[사진1] LG전자 HE사업본부장 박형세 사장-horz 정대화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왼쪽),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LG전자

LG는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인재와 외부인재를 기용해 리더십 다양성을 강화했다.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9명의 여성 인재(여성 신규 임원 8명)가 R&D·사업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승진했다. LG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61명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전문역량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올 한 해 △홍관희 LG유플러스 사이버보안센터장 전무 △진요한 LG CNS AI센터장 상무 등 총 15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 그룹 사상 첫 1970년생 CEO 발탁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사상 처음으로 1970년생의 CEO가 발탁됐다. LG이노텍 CEO로 선임된 문혁수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LG이노텍 뿐 아니라 그룹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서도 첫 70년대생 CEO로 기록되게 됐다. 문 CEO는 카이스트 화학공학과(학사·석사·박사)를 졸업하고 2009년 LG이노텍에 입사한 기술통이다.

LG이노텍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도 1969년생의 젊은 CEO가 선임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지난 22일 44년간 LG그룹에 몸담았던 ‘2인자’ 권영수 부회장(1957년생)이 전격 용퇴하고,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새 CEO로 임명했다. 용퇴한 권 부회장과 비교하면 수장이 12년 젊어졌다. 김 신임 CEO는 1969년생으로 1998년 배터리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생산·상품기획·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아 온 전문가다. LG 관계자는 “미래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가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수장도 교체됐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정 CEO는 정 사장은 지난 40여년 간 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B2B(기업간거래) 사업과 IT(정보통신)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최고경영자로 평가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생산기술담당 상무, 생산기술센터 센터장 전무, 최고생산책임자 부사장 등을 지낸 바 있다.

LG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B2B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계열사 CEO가 이동해 OLED 중심의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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