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그룹 정기 인사가 LG전자를 끝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차기 부회장 후보로 지목됐던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취임 6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성과주의’ 원칙을 앞세워 LG디스플레이 수장을 교체하는 한편, 부회장단을 ‘2인’ 체제로 구축해 ‘미래준비’에 본격 나선 모습이다.

(왼쪽부터)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24일 재계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은 이날 발표된 LG전자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조 사장은 정 사장과 함께 올해 부회장 승진이 기대되는 인물로 거론됐었다.

조 사장은 올해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여밖에 안된 시점에서 경영 능력을 평가받고 부회장으로 오르기엔 다소 일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올해 LG이노텍의 실적 부진 여파로 이번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발탁되며 내년 승진 가능성을 기대하게 됐다.

이로써 LG그룹은 ‘구광모 체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봉석 (주)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만 속한 ‘2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됐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부회장단 구성원을 점차 줄였다. 실제로 취임한 후 곧바로 실시된 2019 임원 인사에선 부회장단 6인 중 5인으로 축소했다.

당시 부회장단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주)LG 부회장이었다. 이 때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 직책을 유지했다.

2019년 9월에는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악화로 사임했다. 같은 해 실시된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이 퇴임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이사회 의장인 박 전 부회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하현회 전 부회장이,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까지 용퇴하면서 LG그룹 부회장단 세대교체는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LG그룹]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160명보다 줄어든 139명이다. 이 중 신규 임원은 99명으로, 지난해 114명보다 감소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지난해와 같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3명이나 교체돼 큰 변화를 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 LG이노텍은 문혁수 부사장이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구 회장의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는 명확하다. LG이노텍에서 1970년생 CEO가 나왔고, 1980년대생 임원 5명을 포함해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로 조사됐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다.

그룹내 연구개발(R&D) 임원 규모는 196명에서 203명으로 늘어 역대 최대가 됐다. 전체 승진자는 줄었지만, 지난해와 동일하게 9명의 여성인재가 승진(전무 1명, 신규 임원 선임 8명)했다.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에서 5년 만에 61명으로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있었을 당시 임원으로 발탁된 이들을 차세대 경영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LG의 고객가치 철학을 구현하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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