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커피 전문점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위생 등의 문제로 꺼려하던 과거와 달리, 늘어난 반려동물 양육 인구를 겨냥해 ‘펫 프렌들리’를 표방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지난 21일 펫 프렌들리 매장 ‘더북한강R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이번 리뉴얼은 반려동물 친화 매장으로 기획된 더북한강R점의 콘셉트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진행됐다.

스타벅스가 지난 21일 국내 유일의 스타벅스 펫 프렌들리 매장 ‘더북한강R점’을 리뉴얼 오픈했다고 밝혔다. [사진=스타벅스]

우선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대폭 늘렸다. 기존 1층에 위치한 일반 메뉴 주문 공간을 과감하게 들어내고, 해당 장소를 고객과 반려동물이 함께할 수 있는 28평 규모의 실내 ‘펫 전용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외부 공간도 40평 추가 확보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공간을 기존 100평에서 총 168평으로 확대했다.

1층에 새롭게 마련된 ‘펫 전용’ 공간은 야외 펫 파크에서 시작되는 러닝트랙 설치물이 실내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디자인됐다. 러닝트랙 시작 부분에는 스타트라인을 알리는 아치형 구조물과 콘을 배치해 포토존을 만들었으며, 피니시라인 인근에도 단상과 포토 프레임, 네온사인 장식으로 구성된 포토존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스타벅스는 반려동물을 위한 정수기를 설치하는 등 반려동물 케어를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준비했다.

투썸플레이스 펫 프렌들리 매장 대구수성못점 외관 전경. [사진=투썸플레이스]

커피빈은 지난 2021년 7월 ‘위례2차아이파크점’을 시작으로 펫 프랜들리 매장을 늘려 현재는 전국 14곳에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겨냥한 마케팅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선보인 펫 회원제 서비스 ‘퍼플 펫 멤버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커피빈 앱에 반려동물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면 생일에 ‘Pet B-day’ 쿠폰을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 커피빈은 펫 기획 상품과 펫 간식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도 전국 4곳의 펫 전문 매장을 운영한다. 지난달 문을 연 펫 프렌들리 매장인 다산제이원점에선 이른바 ‘개모차’로 불리는 강아지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 4월 문을 연 대구수성못점에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매장 1층 입구에 펫 파킹 존을 마련했고, 2층 외부 테라스에도 펫 프렌들리 존을 만들었다.

커피 전문점들이 앞다퉈 펫 프랜들리를 표방하는 이유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꾸준히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중 25.4%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관련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오는 2027년에는 6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반려동물 인구를 고려해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커피 전문점들의 펫 프렌들리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반려동물 출입 허용 카페는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다. 현행법상 카페·음식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는 음식을 취급하는 시설과 동물의 출입·전시·사육이 수반되는 시설을 완전히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을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말 기준 4개 업체 38개 매장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선 커피빈이 특례를 적용받아 일부 매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 역시 이달 초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고, 내년 초 매장 내부에 펫 동반 출입이 가능한 시범매장 오픈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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