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의 주요 전자 부품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실적에 따라 승진자 규모에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10명를 비롯해 상무 15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명 등 총 27명의 승진자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승진 인원 수는 같았지만 부사장 승진자가 증가하며,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것에 대한 ‘성과주의’ 기조 인사를 실시했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부사장 8명, 상무 16명, 마스터 3명을 승진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2023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대내외적 경제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1위 입지를 강화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94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4분기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중소형 OLED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의 기술 경쟁력을 높인 임원을 대거 승진시켜 디스플레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인사로 김태우 신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A영업팀장 부사장과 윤재남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1팀장 부사장, 이건형 글로벌 인프라 총괄 시설팀장 부사장, 장근호 디스플레이연구소 공정연구팀장 부사장 등이다.

김 부사장은 미주 대형 고객사와 사업 초기 OLED 공급에 기여하며 매출·이익 극대화에 기여한 점이, 윤 부사장은 폴더블폰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린 점을 인정받았다. 이 부사장은 8.6세대 IT라인 건설비 절감을 위한 현장 혁신활동을 주도한 점을, 장 부사장은 친환경 저소비전력 기술인 ‘에코스퀘어 OLED’를 상품화해 적용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았다.

아울러 드라이버 집적회로(IC)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선제적 협상을 통해 수급 안정화를 주도한 장철웅 구매팀 모듈 자재구매그룹장 부사장을 비롯해 △정성욱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모듈기술팀장 부사장 △정성호 생산기술연구소 설비요소기술개발팀장 부사장 △한동원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기술혁신팀장 부사장 △허철 기획팀 사업기획그룹장 부사장 등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연령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시키며 ‘세대교체’에도 속도를 냈다. 40대 전진 중소형디스플레이 A개발팀 부사장과 30대 유동곤 생산기술연구소 검사설비개발팀 상무 등이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반면 삼성전기는 승진 폭이 줄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삼성전기는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의 승진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사장 1명, 상무 3명, 마스터 1명 등이 감소한 규모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판매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경쟁사인 일본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MLCC의 3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8% 하락했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와 14.6% 하락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증권가에선 삼성전기가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1417억원으로, 한달전(2288억원)과 비교할 때 약 40%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인사에서 주력 분야인 카메라모듈, MLCC 사업에서 활약한 박선철 컴포넌트제조팀장 부사장과 안병기 IT광학팀장 부사장을 발탁하며 최선단 제품개발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패키지 부문의 경우에는 패키지기판의 생산성 혁신을 책임질 역량 있는 인물을 인선해 사업 확대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AI 서비스에 핵심이 되는 고성능컴퓨팅(HPC)용 기판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버용 플립칩-볼그레드어레이(FC-BGA)시장 규모는 2022년 16억달러(약 2조1650억원)에서 2030년 82억달러(약 11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국내 업체 최초로 서버용 FC-BGA 기판 양산에 성공하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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