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조.
▲ 황의조.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젠 영국 현지 매체들도 심도 있게 보도하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노리치 시티 공격수 황의조가 상대방 동의 없이 불법 촬영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정직(선발 중단) 처분을 받았다. 노리치 시티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일단 혐의가 사실로 인정되기 전까지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다. 경찰 조사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다”고 알렸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더 선’도 “황의조가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전 여자친구의 합의 없이 관계를 불법 촬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의조는 혐의를 부인 중이다. 대한민국축구협회는 사실관계에 따른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를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기로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아시안컵이 열린다. 황의조는 국가대표로 60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었다. 그의 징계는 한국 대표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역시 황의조의 상황을 자세히 다뤘다. “노리치 시티로 임대 이적을 간 황의조가 아시안컵 몇 주를 남기고 불법 촬영 혐의로 대표팀에서 징계를 받았다.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에서 계속 뛰고 있다. 지난 왓포드전에선 골을 넣기도 했다”며 “자신의 혐의를 줄곧 부인한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노리치시티로 한 시즌간 임대를 왔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현재 노리치 시티 공격수로 뛰고 있다. 노리치 시티는 잉글랜드 2부 리그인 EFL 챔피언십에 소속되어 있다. 황의조의 원 소속 팀은 노팅엄 포레스트다. 노팅엄 시티엔 임대 신분으로 있다. 2022년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후 올림피아코스, FC 서울을 거쳐 노리치 시티까지 임대 생활을 보내고 있다.

노리치 시티에서 활약상은 좋은 편이다. 1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두 경기 연속 골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노리치 현지 지역 매체들도 황의조의 경기력을 호평하고 나섰다.

그런 황의조의 발목을 잡은 건 축구 외적인 일이다. 지난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의조를 향한 폭로 영상이 유출된 게 시작이었다. 황의조 전 연인이라고 주장했던 A씨가 SNS를 통해 충격적인 내용을 밝혔다.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 또 가스라이팅을 했다”며 황의조와 여성들이 찍힌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영상과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해 11월 황의조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이후 유포 협박을 받았다며 A씨를 고소했다. 선처 없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거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구속된 A씨는 황의조의 형수로 알려졌다.

▲ 황의조는 대표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 황의조는 대표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경찰은 SNS상에 유포된 영상을 분석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불법 촬영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황의조에게 관련 사안을 묻기로 했다. 11월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대표팀에 뽑혔던 황의조는 지난 17일 직접 경찰에 출석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관련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겼던 것이다. 과거 황의조와 교체했던 여성의 모습이 담겼으나 분명한 건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다.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지도, 유출한 사실도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지인들과 나눴던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고 있다.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시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향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과거 연인에 대해서도 황의조는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조 입장에 피해자 여성 측이 반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다. 싫다는 의사를 밝혔고 촬영 직후 삭제를 요청했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 황의조가 6월 말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다.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유포자를 고소해달라’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당황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피해자는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의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했다.이후 황의조 측과 피해자 측의 진실공방이 계속되면서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갔다.

논란은 황의조가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더욱 거세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표팀에 소집된 황의조는 지난 17일 싱가포르전에 이어 21일 중국과 원정 경기에도 출전했다. 중국과 경기는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기용’이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 최근 경기에서 골을 넣은 황의조.
▲ 최근 경기에서 골을 넣은 황의조.

한국 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은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게 없다”며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속 팀 노리치 시티에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한다”라고 투입 이유를 설명했다.

28일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대표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의 눈치를 본 대한축구협회는 뒤늦게 움직였다. 28일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황의조의 대표팀 발탁 여부를 이야기했다. 이들은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렸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 노리치 시티에선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 노리치 시티에선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는 사이 황의조는 소속 팀 노리치 시티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소집을 마치고 노리치시티로 돌아간 황의조는 지난 26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 홈 경기에 이어 29일 왓포드 원정 경기까지 두 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왓포드 원정 경기에서 터뜨린 공은 원더골로 특히 주목받았다. 오른발을 떠난 공은 힘 있게 뻗어나간 뒤 골키퍼 키를 넘어 골대 앞에서 뚝 떨어졌다.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잡지 않고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황의조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힘 있게 뻗어나간 뒤 골키퍼 키를 넘어 골대 앞에서 뚝 떨어졌다. 왓포드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30야드(27m) 밖에서 터뜨린 블록버스터, 벼락 같은 골”이라고 조명했다.

감독까지 인정한 팀의 주축 선수다. 왓포드전에서 황의조는 골을 넣고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로 나갔다. 노리치 시티의 다비드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 부상에 우린 충격을 느꼈다”며 “그의 부상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경기력이 좋았고 멋진 골까지 넣었다. 지난주엔 결승골을 넣기까지 했다. 이런 황의조가가 빠지는 건 우리 팀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바그너 감독 말대로 황의조가 빠진 후 노리치 시티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노리치 시티는 전반 30분 이스마엘 코네에게 실점하고 3분 뒤 밀레타 라조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77분엔 야세르 아스프리야에게 역전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졌다. 노리치 시티는 3연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승점 23점으로 14위에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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