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라면 기업들이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수출 전용 제품을 앞세워 해외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섰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신라면의 글로벌 첫 제품으로 태국 유명 셰프 쩨파이와 협업한 ‘신라면 똠얌(TOMYUM)’과 ‘신라면볶음면 똠얌(TOMYUM)’ 2종을 출시했다.

신라면 똠얌(왼쪽)과 신라면볶음면 똠얌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태국의 대표적 수프 요리인 똠얌의 맛을 신라면에 접목한 제품으로, 신라면의 매운맛과 똠얌 특유의 새콤한 맛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두 제품은 태국에서만 판매한다.

농심이 콜라보를 진행한 셰프 쩨파이는 지난 201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방콕의 길거리 레스토랑이 미슐랭 1스타를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 넷플릭스 시리즈 ‘길 위의 셰프들’ 방콕편에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삼양식품 똠얌불닭볶음탕면. [사진=삼양식품]

국내 라면 기업 중 가장 글로벌 공략에 적극적인 삼양식품 역시 지난 10월 똠얌을 활용한 수출 전용 제품을 내놨다. 똠얌과 불닭볶음면을 접목시킨 ‘똠얌불닭볶음탕면’은 현재 미국에서만 판매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 내 아시아 인구와 아시아 요리를 선호하는 현지인들을 겨냥했다”며 “미국을 시작으로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다양과 인종과 문화 특성을 반영한 수출 전용 제품을 꾸준히 확대하는 중이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인들을 위한 ‘콘불닭볶음면’과 히스패닉 인구를 타깃으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부터는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을 공개해 한국적인 맛을 더한 파스타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 역시 수출 전용 제품으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진라면 치킨맛, 진라면 베지, 보들보들치즈라면, 보들보들치즈볶음면 등 국내에선 맛볼 수 없는 수출 전용 제품을 60여 개 국가에 수출한다.

라면 기업들이 잇따라 현지에 최적화된 수출 전용 제품을 내놓는 건, 현지 소비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유의 맛을 살린 오리지널 라면 제품들이 이미 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주요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의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문제로 특정 식재료를 먹지 못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선호하는 음식은 보통 어릴 때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먹다 보니 길들여지는 셈이다. 지역마다 소비자들이 유독 좋아하는 맛이 존재한다. A 지역에서 성공한 제품이 B 지역에선 실패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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