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

NHN페이코가 페이코 앱에서 제공하던 금융 서비스를 대거 종료한다.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며 야심차게 선보인 서비스들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며 계륵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편도 가중될 전망이다.

페이코는 중고차구매비서, 카드추천, 예적금비교, 금융캘린더 서비스를 내달 22일을 끝으로 종료한다. 해당 서비스들은 페이코가 지난해 1월 마이데이터 기반 ‘페이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데이터 기반 맞춤형 생활금융 서비스를 표방하며 올해 초 선보인 서비스들이다.

페이코는 2030세대 공략을 위해 지난 2~3월 해당 서비스들을 순차 선보였지만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서비스 대비 존재감 없는 ‘무늬만 빅테크’기업으로 회자되는 등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한 예적금 비교 서비스는 불과 두 달만에 종료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비자 불편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년간 서비스하던 ‘공모주 캘린더’도 내달 27일을 끝으로 사라진다. 청약 시작일과 상장일 알림서비스, 증권사 계좌 개설 페이지로 연결 등 개인투자자 편의성을 제공했던 서비스다.

NHN페이코 종료 서비스

페이코는 ‘손실 개선’에 집중하기 위해 수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를 종료하고 체질개선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킬러 서비스 부재와 정연훈 대표의 리더십 부재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페이코 3분기 전체 거래금액은 2조6000억원으로, 올 3분기까지 페이코 누적 영업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개선됐지만 다른 빅테크 대비 초라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거래금액이 10조원을 돌파한데 비해 페이코의 경우 거래액 성장세가 더디고, 여전히 당기순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와 경쟁하며 마케팅 비용 출혈 경쟁을 이어온 페이코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약 520억원으로 2년 전 대비 48.8% 가량 늘었지만, 이 기간 당기순손실은 약 340억원에서 461억원으로 늘었다.

페이코는 지난달 모회사 NHN으로부터 1000억원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킬러서비스 부재로 존재감 없는 ‘빅테크 계륵’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삼성페이 서비스도 최근 종료했다.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페이코는 “삼성페이가 페이코 전체 거래 규모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은 맞지만 페이코 매출이나 손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구조였다”면서 “매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서비스와 관련한 거래액 중심으로 비용을 전환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페이코 자체 경쟁력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들이 줄줄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1년도 채 안돼 종료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해 고객 유치와 수익 연계에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직접적 매출로 연결될 ‘킬러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면서 “향후 현재 서비스 중인 카드 상품 제휴와 신용 대출 분야 대출 중개 및 대환대출 서비스 등을 고도화하는 등 젊은 고객층 금융 수요를 적극 공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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