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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세계 메모리 3사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 됐다. 생성형 AI 시장이 열리며 고부가가치 HBM 수요가 급증한 게 배경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업체 엔비디아와의 공급계약 체결 결과에 그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의 5세대 HBM 샘플의 성능 검증을 연내 마무리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10월 초, SK하이닉스는 8월 중순, 마이크론은 7월 말 엔비디아에 관련 샘플 제품을 전달했다. 성능 검증을 마치고 이르면 내년 초 엔비디아는 업체별로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5세대 HBM의 양산 시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 중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올해까지 SK하이닉스의 제품을 중심으로 AI 칩을 구성했지만, 내년부터는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해 공급 업체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의 독보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내년에는 5세대 HBM을 탑재한 ‘H200’, ‘B100’ 등 차세대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H200과 B100에는 각각 8개, 6개의 5세대 HBM 칩이 쓰인다. 엔비디아는 또 자체 Arm 기반 CPU와 GPU를 통합해 GH200과 GB200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들이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판매가 예상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업체간 HBM 공급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한다.

HBM 시장 선제 투자를 통해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엔비디아와 6세대(HBM4) 개발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월 4세대를 업계 첫 개발했고, 지난해 6월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했다. 4세대 시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80% 정도를 점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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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세대 HBM(HBM3E)./삼성전자

HBM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자 삼성전자도 이전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세웠다. 내년부터는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술 투자와 생산능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삼성은 내년 5세대 제품 양산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 최종 품질 승인 완료하면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AMD 등 10여개 고객에게 공급을 추진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대비 내년 HBM 공급 물량을 2.5배 이상 늘리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천안사업장 내 일부 건물을 105억원에 인수, HBM 생산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천안에 신규 패키징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7000억~1조원의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패키징 등 후공정이 투자의 핵심으로, 이 분야 조단위 투자는 이례적이다. D램을 수직 적층해서 만들기 때문에 HBM 제조에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핵심이다. 업체들의 HBM 투자가 후공정인 패키징 쪽으로 집중되는 배경이다.

세계 3위인 마이크론도 HBM 시장에 가세한다. 마이크론은 현재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4세대를 건너 뛰고 5세대를 내년 양산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대만 타이중에 HBM 고급 패키징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HBM 공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양 측면에서 내년에는 4·5세대 HBM 전환이 빠를 것이고, 수요도 증가하면서 수익성 증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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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5세대 HBM(HBM3E)./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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