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클린룸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방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클린룸을 방문,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설계에서 제조까지 반도체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연대를 완성했다.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 초강대국’을 경제 공약으로 내세웠던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반도체 원천 기술 최강국인 미국과의 반도체 연대를 결성하고,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풀었다. 또 설계 강국인 영국과 ‘한·영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하는 등 우리 반도체 산업 발전 지원에 힘써왔다.

윤 대통령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생산국인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을 이끌어 내며 공급망 연대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최첨단 미래 반도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초격차(넘 볼 수 없는 차이)는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최첨단 공정 기술이 투입된 반도체 시장 선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 이하 반도체는 AI(인공지능), 양자(퀀텀) 같은 미래 산업 시장에 필수다.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ASML 본사 클린룸에서 시찰한 최신 장비도 2n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였다.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은 “2nm 기반 반도체 양산에는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수적인데, 연간 생산 가능 규모가 2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차세대 EUV 장비의 안정적 확보가 향후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SML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설립 운영하게 될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 센터’는 3nm를 넘어 2nm를 향하는 초미세화 공정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한-네덜란드 반도체 간담회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한국과 네덜란드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품목의 대체 수입처를 발굴하고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는 등의 관련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해 공급망 안정을 도모했다.

박 수석은 “양국이 정부 간 반도체 협력 채널을 신설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되는 반도체 공급망 연대가 완성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와 원전·해상풍력·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 협력(MOU 5건)을 강화하고, 미래 첨단 과학기술 협력(3건), 물류 협력(3건) 기반 등을 다진 것도 이번 국빈 방문의 주요 성과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와 신규원전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 계약을 체결해 원전 수주 가능성에 한발 다가갔다.

삼성전자와 ASML의 1조원 규모 연구개발(R&D) 센터 조성 양해각서(MOU)를 비롯한 반도체 분야 MOU 6개 등을 모두 합치면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통해 우리 기업·기관은 네덜란드와 총 32건의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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