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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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최민우 기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대형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이정후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1억원) 계약을 체결한 이정후는 환한 미소로 출국장을 통과했다. 곧바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이정후는 “입단 기자회견 때보다 지금이 더 떨린 것 같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어)1차 목표를 이룬 것 같다. 이제 가서 잘 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며 소감을 전했다.

복수 구단이 이정후를 원했다. 2022년 타율(0.349)과 출루율(0.421), 장타율(0.575), 안타(193개) 타점(113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타격 5관왕을 차지했고 MVP까지 거머쥔 이정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정후의 선택은 샌프란시스코였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팀이었다. 올해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이정후의 경기 모습을 보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에 방문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진심은 이정후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여기에 거액을 배팅하며 이정후와 계약을 맺게 됐다.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현지 언론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계약을 맺은 이정후다. 이정후의 예상 몸값은 최대 9000만 달러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CBS 스포츠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을 예상했고, 메이저리그 이적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5년 5000만 달러를 예측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일본인 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맺은 5년 9000만 달러를 뛰어넘어 아시아 야수 최대 규모 계약을 맺었다.

대형스타 영입을 희망했던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를 영입하고 크게 기뻐했다. 구단 공식 SNS 게시물은 온통 이정후로 도배가 됐고, 심지어 이정후의 반려견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굿즈샵에는 이정후와 관련된 기념품이 전시가 될 정도였다.

이정후는 입단식에서 화려한 입담도 과시했다. 영어로 직접 자기소개를 준비해 진정성도 보였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현지 취재진에게 “핸섬(handsome)?”이라고 물어보는 여유도 보였다. 이정후는 ”나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여기에 이기기 위해 왔고, 내 동료들과 함께 팬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남겼다.

이미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CBS 스포츠는 이정후가 1번 타자 중견수로 투입될 것이라 예상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의 2024년 라인업이 ‘이정후(중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마이크 야스트젬스키(우익수)-JD 데이비스(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르코 루시아노(유격수)’ 순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정후는 다시 출국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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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정후와 일문일답.

-대형 계약을 맺고 한국땅을 밟았다. 소감이 어떤가.

입단 기자회견 때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

-메이저리그 꿈은 언제부터 꾸었나.

초등학교 때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에는 잠시 접었다. 그러다가 올림픽에 나서면서 메이저리그를 다시 꿈꾸게 됐다.

-대형 계약을 제시받았을 때 심경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시한 게 첫 오퍼였다.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서 나에게 투자를 해준 만큼 거기에 걸 맞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샌프란시스코로부터 오퍼를 받았을 때 다리가 풀리던가.

처음에 계약 조건을 들었을 때 다리가 풀렸다. 나는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배들과 비교했을 때 계약이 일찍 마무리가 됐다. 그래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정장 차림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징하는 주황색 넥타를 메고 오라클파크를 밟았을 때 느낌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뛸 때 메이저리그 구장에 견학을 갔었다. 그때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구장에 갔다. 너무 좋았다. 운동장에 딱 들어서는 순간 메이저리그 구단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오라클파크는 미국에서도 아름다운 구장으로 손꼽힌다. 거대하고 웅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구장도 갔던데.

내가 농구를 보고 싶다고 하니까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자리를 마련해줬다. 입단식 전에는 운동도 시켜줬다. 원하는 대로 다 해줘서 감사했다.

-현지 야구팬들이 알아보던가.

내가 동양인이어서 그랬는지 많이 알아봐주더라. 얼떨떨했다. 환호해주고 반겨줘서 너무 고마웠다.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SNS

-입단식을 영어로 준비했던데.

준비했던 것만큼 잘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말을 잘 하는 걸 기대하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나도 기회가 되면 영어를 쓰고 싶었다. 앞으로 영어를 더 유창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노력 중인가.

음식 적응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더 준비를 해야 한다.

-구단에서 큰 금액을 제시한 만큼 기대가 클 것 같다. 실제로도 느낀 게 있나.

대형 계약을 맺어서 기대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부담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그동안 야구를 잘 한 것에 대한 보상이니까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SNS에도 이정후와 관련된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는데.

많이 챙겨줘서 감사하다. 나도 메이저리그는 처음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서 바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려견 까오도 주목을 많이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1년에 두 번 정도 반려견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더라. 나도 강아지를 키운다고 하니까 까오를 소개한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를 최종 결정한 이유는 있을까.

많은 구단이 있었지만, 그래도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한국에 와줬다. 또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나를 가장 원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말할 수 없지만, 역사 깊은 팀에서 뛰게 된다면 나에게도 너무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결정한 이유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는 라이벌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 소속이 되면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맞붙게 됐다.

오타니는 전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다.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비교가 안된다. 계약 금액에 있어서도 비교가 안 된다. 너무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빠른 공 적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빠른 공에 적응하기 위해 올해 타격 폼을 바꾸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나를 높게 평가해줬다. 잘 하고 싶어서 폼을 바꾼 것도 있지만, 최고로 잘할 때 변화를 줬던 것을 높게 봐줬다. 타격 폼 변화는 없다. 부딪혀 볼 생각이다. 몸이 메이저리그에 맞게 변화할 것 같다. 더 빨리 적응할 거라 생각한다.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

아버지가 부럽다고 하시더라. 또 어머니의 헌신이 없다면 내가 이렇게 클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버지가 현역 시절에 나에게 못해줬던 걸 엄마가 해줬다. 아빠도 나를 믿어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선택에 반대를 한 적이 없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계약 내용은 만족하나.

중간에 기부도 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서 기분 좋다. 연고지 선수가 잘 되면 지역 사회에 기부를 할 수 있다더라. 그걸 넣어서 뿌듯했다.

-새 시즌 목표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 계약을 맺은 것도 실감나지 않는다. 미국에 잠깐 운동을 하고 온 기분이다. 이제야 조금씩 실감이 난다. 이제 목표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키움 히어로즈도 큰돈을 벌게 됐다.

키움도 좋지 않을가 싶다.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동기나 후배 선수들 중에 재능이 좋고 뛰어난 선수가 많다.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야 자기한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목표를 더 크게 갖길 바란다. 나도 김하성 선배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잘해줬기 때문에 그 덕을 봤다. 선배가 잘 해놓은 것들을 망쳐놓을 수 없다. 한국 야구에 대한 인식을 좋게 남기고 싶다. 그래야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 ⓒ연합뉴스

-김하성과 맞대결을 하게 됐다.

상대 팀으로 처음 만나게 됐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평소 맞대결을 하고 싶었던 메이저리그 선수가 있나.

메이저리그에서 뛰기만 해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원하는 1호 기록이 있나.

스플래시 히트를 하고 싶다. 그게 가장 유명하다더라. 나도 왼손 타자니까 한 번 도전해보겠다.

-구장에 방문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확실히 우측이 짧게 느껴졌지만, 담장이 엄청 높았다. 우중간은 넓었다. 오히려 내 장점을 잘 살리면 나에게 잘 맞는 구장이 될 거라 생각한다.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고 좌우를 갈라서 칠 수 있는 타자다. 장점을 잘 살리면 나에게 잘 맞는 구장이 될 것 같다.

-수비할 땐 어떨 것 같다.

좌중간은 괜찮은데 우중간이 조금 힘들 것 같다. 좌중간까지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같은 느낌이었다. 우중간은 더 깊다. 펜스가 벽돌로 되어 있어서 공이 맞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 것들을 잘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부모님께 어떤 선물 하고 싶나.

해달라는 건 다 해드리고 싶다. 부모님 성격 상 그럴 분들은 아니지만, 센스껏 내가 알아서 해드리고 싶다.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나선 고우석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있나?

계약을 하고 고우석이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다. 계약 이야기는 안 했다. 조카는 잘 있냐는 이야기만 했다.

-김하성과 무슨 이야기를 했나.

계약하고 가장 먼저 연락했다.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까 잘 됐다더라.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는데.

같은 팀에서 함께 뛴다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앞으로 한 번은 같이 뛰고 싶다.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다는데.

김혜성도 욕심이 많은 친구다. 준비를 잘 하고, 올 겨울 준비를 잘한다면 내년에 김혜성도 좋은 구단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 본다. 하던 대로 해서 좋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향후 일정은.

비자도 발급 받아야 한다.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 훈련하면서 보낼 것 같다. 더 일찍 운동을 시작했다. 10월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내일부터 곧바로 운동하려 한다. 몸 상태는 너무 좋다. 한국은 조금 춥기 때문에 일정이 나오는 대로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서 운동하려 한다. 지금 당장은 타격폼을 바꿀 생각은 없다.

-신인왕 욕심은 있나.

내가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 우승을 가장 하고 싶다. KBO리그에서 신인왕을 탈 때를 돌이켜 보면, 신인상을 받을 거라 생각을 못 했다.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면서 신인상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됐다.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 신인왕 목표는 없다.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

▲ 이정후 ⓒ 곽혜미 기자
▲ 이정후 ⓒ 곽혜미 기자

-키움 팬들이 가장 사랑한 선수였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키움 팬분들이 7년 동안 사랑해줬다. 감사하다. 홈 마지막 경기 때 함성을 보내줬던 기억이 난다. 응원과 함성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새기겠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 히어로즈 출신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응원해주길 바란다.

-이제 한국 야구 팬 모두가 응원할 것 같다.

응원하는 팀이 다를 경우 나를 응원하지 않았던 팬들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한다. 아침에도 메이저리그를 챙겨 보면서 응원하는 야구 팬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도 멋진 플레이롤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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