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최근 일부 언론들이 이강인(21)을 향한 비판 여론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이지만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은 전혀 다른 생각이다.

엔리케 감독은 20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고 치켜세웠다.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안 보는 이들에게 이강인은 아마 조금 생소한 선수일 것”이라고 입을 연 뒤 “이강인은 오른쪽 윙어, 왼쪽 윙어를 맡았다. 매우 중요하다. 이강인은 기술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고 말했다.

또 “프리메라리가를 시청하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선 슈퍼스타다. 우리 팀엔 매우 중요한 선수다. 오른쪽 윙어, 왼쪽 윙어로 플레이했으며 중앙에서도 뛸 수 있고, 때로는 펄스 나인도 가능하다. 최고 기술 능력을 갖고 있고 수비 능력도 뛰어나며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팀에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활약을 발판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파리생제르맹은 이강인 영입을 위해 바이아웃 2200만 유로를 투자했다.

파리생제르맹은 마요르카와 달리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다. 파리생제르맹은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등이 떠난 공격진에 곤칼로 하무스, 아센시오, 우스만 뎀벨레, 랜달 콜로 무아니 등을 영입하며 선수 기용 폭을 넓혔다.

하지만 이강인은 리그앙 개막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며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국가대표 소집을 마치고 돌아온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도 선발로 뛰었다.

이어 26일 AC밀란과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엔 후반 26분 교체로 출전해 후반 44분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엔리케 감독은 선수 활용폭이 넓다는 장점을 살려 선수단 포메이션을 정해두지 않고 있으며, 이 시스템의 핵심으로 이강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강인은 양쪽 측면 윙어는 물론이고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며 선수단 운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10월 인터뷰에서도 “이강인은 우리가 여러 위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며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안쪽에서 ‘가짜 9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윙으로도 뛸 수 있으며, 마지막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있다. 이강인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엔 이강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 18일 릴과 원정경기에서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63차례 볼 터치로 파리생제르맹 공격을 주도했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전진 패스를 시도하면서도 88%라는 높은 성공률을 남겼다. 키 패스도 2회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선 파리생제르맹이 골을 넣은 상황에서도 간접적으로 이바지했다. 전반전을 주로 측면에서 소화하다가 후반 들어 중앙으로 이동한 이강인은 킬 패스로 페널티킥 유도에 기점 역할을 했다. 후반 21분 이강인이 뿌린 패스가 바르콜라를 거쳐 뤼카 에르난데스에게 연결됐다. 상대가 태클로 막으려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킬리안 음바페가 성공시켜 파리생제르맹이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파리생제르맹은 종료 직전 릴에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1-1로 비겼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6.91으로 평균 이상 활약을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축구 통계 업체 ‘풋몹’과 소파스코어는 나란히 7.0점을 책정했다. 프랑스 축구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의 모든 코너킥을 책임지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특히 뎀벨레와 호흡이 좋아, 뎀벨레의 슈팅도 이강인에게서 출발했다. 이강인은 공격 전환 과정에서 속도와 리듬을 가져오려 애를 썼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 지역 매체 르파리지앵은 팀 내 최저인 3점을 매겼다. “이강인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있었다고 해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너무 중립적이거나 애매한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채는 이강인에게 유독 박한 평가를 내려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따랐다.

지난주 도르트문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 경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강인은 선발로 출전했다. 다만 평소와 달리 패스나 드리블에서 실수가 잦아서인지 후반 68분이라는 다소 이른 시간에 교체됐다. 전반전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장면도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겟 풋볼 뉴스 프랑스’는 이강인에게 팀 내 최저인 평점 3점을 부여하면서 “이른 시간에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엉성하고 낭비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또 여러번 볼 소유권을 허무하게 넘겨줘 위험에 빠뜨렸다”고 혹평했다. 풋메르카토도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공격 능력을 보이면서 볼을 가지고 기술적인 지배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부정확한 패스를 계속 보였다. 수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반대 경기력이었다. 무아니의 크로스에서 피할 수 없는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축구 해설가 및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피에르 메네스는 지난 13일 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난 항상 이강인이 가볍다고 생각했다. 이강인이 2~3개의 아름다운 골을 넣었지만 여전히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이강인은 개성이 없다. 측면 드리블을 많이하고 전진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 브레스투아전에서 킬리앙 음바페에게 멋진 패스를 전달했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파리 생제르맹이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원하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메네스는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 방송국 ‘카날 플러스’ 등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관련 발언에 파리 생제르맹 소식을 알리는 ‘플래닛 PSG’가 “프랑스 축구 해설가이자 분석가 메네스가 이강인의 영입과 경기 질문에 ‘과대평가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강인 자질을 의심했고 회의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이날 엔리케 감독의 발언은 이강인을 향한 비판 여론을 단번에 뒤집기에 충분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 역시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이 다가오는 현재 파리생제르맹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2경기를 포함해 파리생제르맹에서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눈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미드필더나 양쪽 윙 중 하나에서 활용하고 있다. 매끈한 왼발과 빠른 실행력, 추진력을 갖춘 이강은 지난 여름 2200만 유로에 영입되어 파리생제르맹의 큰 자산이 됐다. 특히 이강인은 그라운드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치켜세웠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달 몽펠리아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뛸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봤듯이 정말 대단하다. 작지만 어디서든 뛸 수 있다. 수비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고, 득점도 올릴 수 있다. 완벽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강인은 구단의 환상적인 영입이다. 루이스 캄포스 단장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우리가 이강인과 계약했을 때 우리는 그의 잠재력과 밝은 미래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강인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수비수 밀란 슈크리니아르 또한 “에메리는 젊고 놀라운 선수이며 이강인 역시 마찬가지”라며 “팀에 왔을 때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 이강인과 엔리케 감독 ⓒ연합뉴스
▲ 이강인과 엔리케 감독 ⓒ연합뉴스

20일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을 향한 엔리게 감독의 칭찬은 더 있었다. 경기 외적인 자세도 언급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재미있고 친절하며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10년 넘게 생활한 결과 스페인어를 제1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 스페인 출신인 엔리케 감독과 ‘프리토킹’을 통해 빠르게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리생제르맹은 18일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결과 레알 소시에다드와 16강에서 경기하게 됐다. 파리생제르맹은 F조(보루시아 도르트문트, AC밀란, 뉴캐슬 유나이티드) 2위로, 레알 소시에다드는 D조(인테르밀란, 벤피카, RB잘츠부르크) 1위로 16강 진출 자격을 얻었다. 레알 소시에드에서 뛰고 있는 쿠보 다케후사와 한일전이자 ‘절친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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