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오뚜기가 가족 경영을 강화하며 해외 사업의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오뚜기는 경쟁사 대비 아쉬운 해외 사업 실적으로 이전부터 ‘내수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는 최근 지난 4년간 운영해 왔던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992년생인 함씨는 미국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19년부터는 ‘햄연지’라는 유튜브 채널을 활발하게 운영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날 기준 함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7만명에 달한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씨가 4년간 운영해왔던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단한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햄연지 유튜브 캡처.]

업계에서는 함씨의 갑작스러운 유튜브 중단 소식에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함연지 등판설’은 함씨가 돌연 미국행을 선언한 지난 9월께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함씨는 “어느 순간 한국 식품을 알려야 한다는 큰 소명 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 그 중심은 LA에서 현장을 배워보려 한다”고 향후 경영 참여를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오뚜기 지분 1.07%를 가진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간 발언을 고려하면 경영 수업을 마친 함씨는 오뚜기 해외 사업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오뚜기가 최근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가족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앞서 지난달 말 오뚜기는 LG전자 출신 김경호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을 신규 영입했다. 식품업계 경력이 전무한 그의 이력보다 세간의 관심을 끈 건 혈연이었다. 김 부사장은 함연지씨의 시아버지이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사돈이다. 함씨의 남편인 김재우씨 역시 지난 2018년 오뚜기에 입사했다가 현재 휴직하고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김경호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해외 사업에 줄줄이 혈연을 배치할 준비를 마친 건, 그만큼 해당 부문에 공을 들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일반적으로 오너 3세 등 혈연의 특정 부문 사업 투입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뚜기는 주력 제품들의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 강자로 꼽히지만, 해외에선 여러 가지 구조적 약점에 부딪혀 고전 중이다. 오뚜기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매출은 2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이 2조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10% 안팎을 맴돌고 있다. 경쟁사로 꼽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해외 사업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과 대비된다. 농심은 3분기 전체 영업이익 중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으며, 삼양식품은 3분기 사상 최초로 해외 사업 매출(2398억원)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씨는 현재 회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유튜브 활동 및 중단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오뚜기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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