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한국은행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코로나19 이후 불어난 부동산·건설업종 등 기업 빚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 금융시스템 불안이 커졌다.

28일 한국은행은 ‘2023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11월 금융불안지수(FSI)는 19.3(주의단계)로 지난 5월(17.8)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FSI는 금융시스템 단기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3분기 기업신용 레버리지(기업신용/명목GDP)가 125.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손실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이 상호금융(새마을금고 포함),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대출 증가규모(567조원) 중 38.8%가 부동산·건설 등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이다.

가계신용 레버리지는 101.4%로 직전 분기 대비 0.3%p 하락했다.

신용대출 등이 줄면서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감소폭은 축소됐다. 상위 30% 고소득층 대출 비중이 3분기 61.6%로 1분기(55.7%) 대비 증가하는 등, 차주 상환능력은 양호하다.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한국은행

향후 부동산경기가 위축될 경우 금융기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손실위험 가능성이 상승할 수 있다.

증권사는 부동산 PF 부실이 증가하면 채무보증 현실화 등으로 보증이행을 위한 자금수요가 늘 수 있다. 캐피탈 등 여신전문사도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먼저 3개월 이상 연체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하는 등 건전성 저하가 포착됐다.

증권사 고정이하비율은 중소형사(2.5%) 중심으로 상승했다. 여전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8%로 작년말(1.6%) 대비 2.2%p 증가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측정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는 3분기 41.5로 1분기 46.3 대비 하락하며, 장기평균(38.1)에 근접했다.

이는 하반기 신용 레버리지(신용/명목GDP)가 소폭 확대됐으나,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자본적정성 비율과 유동성비율이 규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3분기 말 일반은행 자본적정성 비율(BIS 총자본비율)은 18.0%로 규제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10월 원화 및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각각 110.5%, 154.7%로 4월에 비해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 복원력은 각 업권별로 변동 방향이 상이하였으나, 모든 업권에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보험사 K-ICS(신지급여력비율)은 2분기 말 기준 223.6%다. 3분기 말 기준 여신전문사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8.4%로 전분기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호금융 순자본비율(8.2%),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14.1%), 증권사 순자본비율(740.9%)은 6개월 전에 비해 상승했다.

자산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아 채권과 주식 가격 변동성이 높아졌다.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건설사 부실위험을 검토한 결과 대형사는 부실위험이 낮으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취약요인이 두드러진 부동산PF에 대해서는 대주단이 자율적인 협약으로 사업 지속 또는 구조조정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부동산PF 시장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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