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일 잠정실적 발표 이어 SK도 이달 말 4Q 실적 발표 전망

양사 나란히 D램 실적 흑자 예상…AI 겨냥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공개 가능성도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말 2023년 4분기 경영설명회를 가질 전망이다. 지난해를 강타한 반도체 한파로 양사는 대규모 적자를 봤지만 4분기 들어 수요가 점차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얼마만큼 회복했을지가 관심사다.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관련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 D램은 조 단위 흑자가 점쳐진다. 온디바이스(On-Device) AI 수요로 낸드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양사는 AI 시장을 주도할 첨단 기술 로드맵 공개에 앞다퉈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께 2023년 4분기(10~12월)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4분기 시장 평균 컨센서스(추정치)는 3조6019억원으로 3분기 보다 48.0% 많으나 작년 4분기 보다는 16.3%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분기와 2분기 연속 6000억원대의 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개선세다.

그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해왔던 MX(모바일 경험) 사업부가 전분기 보다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DS(반도체) 부문 적자폭이 대폭 줄어들면서 일각에서는 4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은 DS 부문 4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각각 7600억원(상상인증권), 1조2720억원(BNK투자증권), 6000억원(메리츠증권)으로 추정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D램 1조원대 영업 흑자, 낸드 1조원대 적자를 예상했다. 현실화되면 D램은 4개 분기만에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D램 정상화는 감산, 가격 인상, 고부가 제품 중심 수요 회복 등에 고루 기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공급 축소에 나섰으며, 주로 물량이 많은 범용(레거시) 제품이 주 대상이었다. 삼성 보다 먼저 감산을 실시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도 적극적으로 공급을 줄이면서 반도체 가격은 4분기 들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실제 PC용 D램 범용제품과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모두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이 전분기와 비교해 18~23%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은 재고가 많은 레거시 제품은 감산에 집중하는 대신 HBM, DDR5, LPDDR5x 등 선단 공정 제품 비중은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나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4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크게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삼성 반도체의 4분기 대응 전략은 출하 집중”이라며 “전분기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4분기 D램 BG는 27%, 낸드는 41%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CES 2024 전시 제품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HBM3E ▲CXL Memory ▲CMS ▲AiMXⓒ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ES 2024 전시 제품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HBM3E ▲CXL Memory ▲CMS ▲AiMXⓒSK하이닉스

삼성전자 보다 먼저 D램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도 4분기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증권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394억원으로, 2022년 4분기부터 조 단위 적자를 지속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개선폭이 두드러진다.


최근 증권사 전망치를 보면 4분기 영업손실은 2422억원(메리츠증권), 400억원(한화투자증권), 2520억원(미래에셋증권)이다. 대부분 D램 사업은 크게 개선되나 낸드가 발목을 잡아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재고 자산평가손실 환입 여부에 따라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D램이 이 기간 1조3000억원의 흑자를 내고 낸드는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예상 비트그로스는 D램 9.0%, 낸드 -10.0%다. 답보 상태였던 낸드 적자폭은 올해 들어 뚜렷하게 줄어들 것으로 봤다.

공통적으로 양사는 가격 반등,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D램을 중심으로 정상화 궤도를 밟으면서 올해 약 10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내부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6457억원이다.

출구가 보이는 반도체 시황을 고려하면 향후 삼성과 SK는 감산 기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정도 재고 조정이 마무리됐고, 유의미한 수요 변화가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생산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사 모두 차세대 메모리 DDR5/LPDDR5, HBM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급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는 예상 보다 빠른 속도로 D램 감산폭을 줄여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16/17L 뿐 아니라 P2/3 라인에서 1znm(10나노미터 중반)를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늘리며 감산폭은 35%에서 올해 1분기 15% 수준까지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실적설명회에서 시장의 강력한 수요가 예상되는 차세대 메모리 제품 기술력 과시에 양사 모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양사는 지난 3분기 설명회에서 HBM의 높은 수요로 올해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히며 경쟁 우위를 과시한 바 있다.

올해는 HBM3 확장형 모델인 HBM3e를 앞세워 HBM 강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HBM의 뒤를 이어 AI 열풍을 이어갈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에서도 로드맵을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CXL은 메인 D램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확장성을 높여 메모리 용량을 늘린 것이 특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협력하며 CXL 솔루션을 개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CES에서 ▲차세대 인터페이스 CXL 메모리 ▲CXL 기반 연산 기능을 통합한 메모리 솔루션 CMS 시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