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급망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R&D 예산도 삭감되는 등 경영환이 악화에 따라 기업들도 R&D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가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년 R&D 투자 및 연구인력 채용전망’ 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 RSI(R&D Sentiment Index)는 각각 97.1, 93.3으로 나타났다. RSI 100 미만은 전년 대비 감소를 의미한다.

R&D 투자 및 연구인력 RSI 전망 추이 [사진=산기협]

기업 규모별로는 대·중견기업은 R&D 투자와 인력채용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인력 채용은 줄겠지만(93.0), R&D 투자는 확대(102.9)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101.9)와 자동차(106.3)를 제외한 모든 산업에서 R&D 투자 감소를 예상했으며, 연구인력 채용은 모든 산업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R&D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56.5%)’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연구개발 자금확보 어려움(28.2%)’, ‘사업 추진 축소(11.1%)’ 등이 뒤를 이었다.

R&D 투자 증가를 전망한 경우는 ‘기존 사업 추진 확대(35.8%)’, ‘경영자의 강력한 연구개발 투자 의지(33.2%)’, ‘연구개발 자금 확보 기회 확대(11.7%)’ 등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산기협은 예년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 R&D 예산 삭감’과 ‘국제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응답 기업의 52%가 2024년 정부 R&D 예산 삭감이 자사의 연구개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특히 건설, 기계, 자동자 분야에서 60% 이상 높은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이번 예산 삭감이 연구개발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답변은 14.4%, 영향없다는 답변은 33.4%였다.

산업별 R&D 예산 삭감이 연구개발 활동에 끼치는 영향 [사진=산기협]

기업이 생각하는 R&D 활동에 있어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확대(3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개발 관련 금융 지원 확대(25.1%)’, ‘기존 정부 R&D 사업의 확대(18.0%)’등이 꼽혔다.

또한 정부에서 글로벌 R&D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기업의 75%는 국제 공동연구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1.2%는 과거에 수행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제 공동 연구개발을 희망하는지 여부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42%로 가장 많았고, ‘희망하지 않는다’가 26.8%, ‘희망한다’가 26.6%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아직 기업들에게는 국제 공동 연구의 효용과 방법이 모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이 국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애로 요인은 ‘협력 대상을 찾기 어려움(36.6%)’, ‘언어 및 문화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22.5%)’, ‘국내 연구 대비 높은 비용(19.9%)’, ‘연구성과(특허 등)의 분쟁 가능성(14.7%)’ 등이 꼽혔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지속되는 대내외 정치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의 R&D 투자 동력이 약화되고 있어, 이를 되살릴 수 있도록 정부는 자금, 세제, R&D 인력지원 등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업의 국제협력 R&D 활성화를 위해 정보제공,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지원 등 면밀한 정책적 고려와 지원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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